고창경찰서 경무과 순경 이주희
누구나 살아가면서 친구나 가족 등에게 장난 전화를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인들의 당황해하는 모습과 재미있는 반응을 보고 간혹 112나 119와 같은 긴급전화에도 ‘장난’으로 허위신고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장난’이었기 때문에 그 행위가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허위신고는 엄연한 범죄행위이다.
허위신고란 있지도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있는 것처럼 꾸며 행정기관에 거짓으로 신고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와 같은 행위는 인력 낭비는 물론이고 행정력 낭비로 이어져 위급한 사건 사고 현장에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다. 만약 급박하게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군가의 거짓신고로 인해 더 이상 출동할 경찰관이 없다면 어떨까?
최근 3년간 접수된 거짓신고는 2021년 4,153건, 2022년 4,235건, 2023년 4,436건으로 해마다 4,000건이 넘고 있으며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거짓신고를 하는 경우 경범죄처벌법(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로 처벌될 수 있고, 상습적이거나 다수의 경찰관이 출동해 막대한 행정력이 낭비되었다면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5년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로 처벌될 수 있다. 하지만 경범죄처벌법은 처벌수위가 낮아 거짓신고 근절에 효과가 미비하고, 위계의 의한 공무집행방해는 형량이 무거원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범죄 및 각종 사고 등 위급한 상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함을 목적으로 112신고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약칭:112신고처리법)이 지난 7.3.부터 시행되었다. 112신고처리법에는 거짓신고를 한 사람에 대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벌칙 조항이 제정되었다.
그동안 경찰청에서는 해마다 증가하는 거짓신고를 근절하기 위한 홍보를 꾸준히 해왔지만 그 효과는 미비했다. 이번에 시행된 112신고처리법이 증가하는 거짓신고를 감소시켜 경찰 행정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일이 사라질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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