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부전의 증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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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부전의 증례(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6.2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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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용 의학전문기자

 

정맥부전의 실제 증례들을 살펴 보면서 환자도 치료자도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고 적극적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다양한 부위의 정맥 부전의 증례들입니다. 

18세 소녀가 좌측 발바닥의 통증으로 내원 하였습니다. 통증의 강도는 VAS 8-9(10점 만점의 통증점수)에 해당됐고, 환자는 숨을 깊이 쉴 때, 심호흡을 할 때, 통증의 강도가 더 심해진다고 했습니다.
정형외과 병원에서 척추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척추 시술을 시행했습니다. 전혀 효과가 없었습니다. 마침 그 병원의 원장님이 정맥통증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셨던 터라, 정맥초음파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양쪽 종아리 부위 양측의 소 복재 정맥의 역류가 확인되었습니다. 그 원장님은 베나실을 이용한 양측 소 복재 (종아리)정맥의 폐쇄술을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이틀 정도 통증의 강도가 줄어드는 듯하더니, 다시 원위치가 되었습니다. 해결이 안되자 진료의뢰를 하신 것입니다. 소녀는 아버지와 함께 진료실에 들어왔습니다.
18세 소녀가 들어와 “발바닥이 아파요. 숨을 깊이 쉬면 통증의 강도가 심해져요.”라고 하면 의사의 머리 속에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그때 의사는 환자의 증상을 무시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정맥을 진료하는 의사는 정맥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정맥의 혈류는 호흡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정맥부전이 원인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작은 역류정맥 하나를 찾아서 폐쇄했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소녀는 똑같이 아프다고 했고 이 치료마저 효과가 없다고 생각되자 갑자기 엉엉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비명까지 지르던 소녀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소녀의 두 손목을 붙잡고 얘기했습니다. 정신 차리라고, 이렇게 울부짖는다고 낫는 것이 아니라 내 진료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나을 수 있다고… 소녀는 비로소 진정이 되었습니다.
정맥부전이 발바닥 통증의 원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압박대를 감았습니다. 압박 테스트를 확실히 하기 위해 압박붕대로 발목을 감고 그 위에 압박대를 한 번 더 감았습니다.
그러자 발바닥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습니다. 소녀는 어안이 벙벙할 정도로 놀라했고, 아버지도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발병 이후 처음으로 통증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아버지는 “솔직히 딸이 꾀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터니켓(압박대)을 감은 후 통증이 사라지자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됐습니다.
소녀는 터니켓(압박대)을 감은 후에 통증이 사라지자, “그냥 이거 감고 이렇게 살면 안되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만큼 통증이 심했던 것입니다.
결국 소녀의 발바닥 통증의 원인은 좌측 소 복재 정맥의 역류로 밝혀졌습니다. 정형외과에서 베나실로 폐쇄했지만, 발목 가까이 원위부에 역류가 남아있었던 것입니다. 
원위부에 베나실 주사를 한 번 더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전화에서 환자의 VAS가 0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주째 되던 오늘 외래로 내원했습니다.
발바닥 통증은 오전에는 VAS 0, 오후에는 2 정도 된다고 했습니다.
호흡과의 연관성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오늘 내원한 이유는 저녁이 되면 종아리에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느껴진다고 해서 내원했다고 했습니다.
역류를 보이는 작은 망상정맥 몇개 혈관경화주사치료를 해준 후에, 이제 다시 오지 않아도 될 거라고 말하고 보냈습니다.
정맥부전 환자들은 기존의 통증의 원인을 밝히는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 환자로 또는 psychosomatic disorder로 오인 받기 쉽습니다. 정신과 환자라고 생각하기 전, 정맥통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증례환자는 자주 볼 수 있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놓치기 쉽기도 합니다.
좌측 엉덩이 다리 통증으로 내원하신 67세 여자 환자입니다. 
2-3분 정도만 앉아 있으면 좌측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저리다고 합니다. 
당연히 앉아 있을 때 허리의 자세 문제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는데 허리 쪽 신경차단을 해줘도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음에는 엉덩이 쪽 앉을 때 눌릴 수 있는 뒤 넓적다리 피부신경(post. femoral cutaneous nerve)에 주사를 하였습니다. 좀 나은 듯 했으나 다시 아프다고 오셨습니다. 
이번에는 정맥 검사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엉덩이 밑쪽에 T-vein, TE- vein에서 역류 소견이 보였습니다. 주사 후 10여분 정도 앉아 있으라고 했는데 증상이 호전되었습니다. 
대부분 허리의 문제라 생각하고 접근할 수 있는 케이스에서 정맥 부전이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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