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일명 ‘편의점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전국 곳곳에서 편의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에서나 살 수 있었던 품목도 대거 취급하면서 1인 가구 고객이 쇼핑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대중이 찾는 편의점은 이제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일터가 됐다. 편의점을 대상으로 강력범죄가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1만3548건에서 2019년 1만4355건, 2020년 1만4697건, 2021년 1만5489건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1만6435건까지 늘었다. 절도(6994건)와 폭행(2167건), 강제추행(277건), 협박(231건), 강도(32건) 등 범죄 유형도 다양했다. 살인미수(1건)와 강간(3건), 방화(6건)도 있었다. 
필자는 야간시간 대 30여 개소 편의점을 대상으로 범죄예방 순찰을 하였다. 대부분의 편의점에서는 투명 유리로 된 외벽에 각 종 광고물을 부착해 놓아 내부가 잘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내부가 보이지 않게 일부러 블라인드를 내려놓은 편의점도 있었다. 
종업원들은 불안을 호소했다.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이모 씨(20대, 여)는 필자에게 “야간에만 알바를 할 수 있어 편의점 알바를 시작했지만, 일하는 내내 긴장 상태”라고 토로했다. 

또 1년 2개월 동안 편의점에서 일했다는 김모 씨(40대, 여)는 “새벽에 혼자 일하는데, 주변에 인적이 드물어 무섭다. 밖에서 편의점 내부가 잘 보여야 누군가 신고라도 해줄텐데, 보시다시피 편의점 유리에 각 종 광고물이 부착되어 있어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걱정된다.”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은 누구나 제약 없이 들어올 수 있는데다 공간도 비좁아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구조이다. 경찰청은 도시재생 과정에 범죄예방디자인(CEPTED)을 적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편의점 범죄발생 예방 및 신속한 신고를 위해 점포 내부가 외부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가시성은 범죄 욕구를 억누르는데 충분한 영향을 미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편의점 외벽에 부착되어 있는 각 종 광고물과 블라인드는 범죄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더 이상 편의점이 강력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으려면 가시성을 높여 편의점 내부가 잘 보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점주들은 각 종 광고물과 블라인드를 최소화하고 창문 앞에 물건을 전시하거나 공간이 부족해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아울러 경찰의 범죄예방·범인 검거 노력도 중요하지만 편의점 본사에서부터 적극적인 방범 교육이 필요하다. 아울러 점주와 종업원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우리 경찰과 함께 안전한 편의점 만들기에 동참하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