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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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65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12.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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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손흥민이 12월 4일 01시 30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맨시티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3대 3으로 비겼지만, 먼저 국가대표팀 활약 이야기부터 한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월 21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상대인 중국을 3대 0으로 이겼다. 한 마디로 실력차가 두드러진 원정 경기였고, 승리였다.
한국은 전반 10분경 손흥민의 페널티킥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국가대표팀은 슈팅 17개 중 절반쯤 되는 8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며 3골이나 터트렸다. 반대로 중국에는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중국 국가대표팀 알렉산다르 얀코비치 감독이 “당장 내일 한국이 월드컵 4강전을 치르는 모습을 본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면서 극찬했을까.

그런데 중국 언론의 손흥민 매너에 대한 보도가 눈길을 끈다. 가령 손흥민의 자국선수 포옹에 큰 의미를 부여한 중국 ‘소후닷컴’ 보도를 살펴보자. 손흥민은 경기가 끝나자 중국 선수들에게 다가가 한 명씩 안아줬다. 중국 선수들도 경기 중에는 손흥민을 막기 위해 거칠게 부딪쳤지만,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는 웃는 표정으로 아시아 최고 선수를 맞이했다.
OSEN(2023.11.23.)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 매체는 “0-3의 스코어는 팬들을 매우 실망케 했지만, 모든 선수가 못했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일부 수비수들의 활약은 그래도 괜찮았다. 몇몇은 아시아 역사상 유일하게 발롱도르 10위권을 기록한 손흥민의 인정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손흥민은 경기 후 중국 선수 2명을 먼저 찾아가 포옹하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는 이번 경기에서 잘 뛰었다는 칭찬으로 보인다. 한 명은 왼쪽 중앙 수비수로 나선 젊은 수비수 장성룽, 다른 한 명은 골키퍼 옌쥔링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장성룽과 옌쥔링이 손흥민을 나름 잘 막았다고 평가한 것이다.
매체는 “장성룽은 사실 손흥민과 많이 부딪치는 포지션이 아니었지만, 장린펑이 여러 번 당하면서 자주 대결하게 됐다. 장성룽은 세 번이나 손흥민을 잘 블로킹했고, 일대일 싸움에서 이기기도 했다. 그의 예측력과 수비 기술을 인정한 손흥민은 가장 먼저 장성룽을 찾아가 안아주며 잘했다고 칭찬했다”라고 전했다.
수문장 옌쥔링도 3골을 내줬지만, 칭찬받았다. 필드골을 내주지 않은 것만으로도 잘했다는 것이다. 소후닷컴은 “옌쥔링이 3번이나 결정적 선방을 기록한 덕분에 한국은 필드골을 넣지 못했다. 3개 중 2개가 손흥민의 슈팅을 막은 것이었다”며 “이런 모습 역시 손흥민의 인정을 받았다. 손흥민은 장성룽을 안아준 뒤 곧바로 옌쥔링을 껴안았다”라고 흡족해했다.
또한 소후닷컴은 “중국 대표팀은 홈에서도 무력했다. 결국 안방에서 0-3으로 패하며 두 팀의 엄청난 전력 격차를 보여줬다”라며 “어쩔 수 없다. 이게 바로 한국과 중국의 엄청난 힘의 격차다. 이렇게 큰 실력 차이 앞에서는 0-3이라는 점수도 이해할 만하다”라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한국과 격차가 워낙 커서 그런지 패배에 분해하기보다는 손흥민의 포옹만으로도 기뻐한 모습이라 할까! 경기 후 손흥민은 “(중국에서) 날 막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동안 모든 선수들을 존경했지만, 그런 발언은 이해하기 힘들다. 대표팀 주장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동료들과 함께 이겨냈고, 즐겼다”라며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중국전은 클린스만호의 2023년 마지막 경기이기도 하다. 이제 대표팀은 내년 1월 카타르에서 다시 뭉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지휘봉을 잡을 때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천명한 클린스만 감독은 11월 22일 오후 귀국 기자회견에서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무척 만족스러운 경기 결과”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무실점에 승점 6점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고 돌아왔다”며 “저희 선수들도 마찬가지고, 여기 앞에 계신 여러분들과 한국 축구 팬분들도 되게 만족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행복하고 기분 좋은 2연전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흥민은 11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영국으로 떠났다. 그는 출국 전 공항에 모인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직접 사인을 해주는 등 팬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늘 그렇듯 슈퍼스타의 품격을 보여줬다. 평일 오전이었음에도 인천공항은 손흥민을 배웅하려는 팬들로 가득했다. 올해 대표팀 일정을 끝마친 손흥민은 팬들에게 인사를 보냈다.
“11월 대표팀 소집은 그 어느 때보다 추웠지만, 여러분들의 사랑 덕분에 따뜻하고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2023 대표팀 생활, 너무 행복하게 했습니다. 감사드리고 2024년 저희 다 같이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행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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