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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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을 보내며..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11.0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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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시인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 앞에서
또 보내야 하는 이별의 순간들

길위에 무수히, 바람에 흩어져가는

가을날에 흔적들은
흐릿한 회색빛 거리로 저물며
초겨울에 더욱 짧아진 햇살은
가쁜 숨을쉬며 노을진 서산을 넘으며

또 다시 지워져가는 그 길위로
떨어져 뒹구는 낙엽들을
흩쓸고 바람이 지나

고운 추억을 남겨준 11월,
떠나는 쓸쓸함은 있지만

우리네 인생을 한번더 돌아보고
마음속에 한없는 사색의 
터널에서 꿈을 꾸게했던

이제는 창밖 비워진 나목끝에 잎새 하나
바람앞에 운명처럼 파르르 떨며 흔들리는 모습에
이렇게 계절은 때를 알고 묵묵히 제 갈길로 떠나며
공허한 마음의 뜨락에 갈빛 추억들을 남겨주고

 겨울로의 텅 비워진 거리로 그렇게 흩어져가고
갈색의 낙엽이 무수히 깔려 있는
그 마지막 가을끝에 그 길위로
겨울로 가는 빈뜰엔
스산한 찬바람만 쓸쓸히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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