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모노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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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모노드라마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9.0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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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지난달 8월28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1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의 대한민국 정치는 1950년대 자유당 시대의 법치가 혼란했던 정치행태로 퇴행했다. 이 대표 취임후 민주당은 ‘이재명 구하기 방탄국회’로 갑옷을 갈아입고 윤석열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사사건건 발목을 잡았다. 이 때문에 윤석열 정부는 국회 과반 의석을 훨씬 넘는 168석의 거대 야당에 의해 한 치 앞을 나가지 못했다. 제21대 국회에 발의된 법률안의 71%가 8월 말 현재 처리되지 못하고 미처리 상태로 계류중이다. 입법이 받쳐주지 못하는 이런 상황에서 윤 정부가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도 ‘민생’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으나 이것은 표면적일 뿐 국민의힘과 정쟁에만 몰두해 국민들의 호응은 콘크리트 지지층 정도에 그치고 있다. 민주당 지지율은 이 대표 취임 때 전국지표조사(NBS)에서 32%였던 것이 지난달 14-16일 조사 때는 23%로 내려앉았다. 당내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월 들어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정치권에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언제 될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제헌국회 이래 제1야당 대표가 각종 비리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온 전례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검찰의 수사를 ‘정치 수사’로 몰아세우면서 검찰과 대립각을 세우는 야당 대표의 신병 처리 결과에 국민의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이달에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면 체포동의안 표결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설왕설래가 무성하다. 여기다 이 대표 신병에 변화가 생길 경우 민주당은 어떤 체제로 나갈지와 그 파장이 총선에 어떻게 작용할지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우선 검찰의 영장청구 시점은 국회가 회기 중이 될 수밖에 없는 이달 안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최근 검찰을 향해 “비회기 때 영장을 청구하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이 이미 이 대표의 ‘수’를 훤히 꿰뚫고 있는 만큼 메아리에 그치고 있다. 이 대표로선 당내 비명계의 이반(離叛) 가능성 등을 감안해 회기중 영장이 청구돼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상황만은 피하고 싶은 심정인 셈이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돼 구속되는 경우가 이 대표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우선 비회기 중 영장이 청구돼 구속이 되면 ‘정치 검찰’ 탄압론이 지지자들로부터 명분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반면에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야당 내에도 구속 필요성에 공감하는 의원이 다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자신의 ‘정치탄압’ 논거도 훼손되기 때문이다. 또 비회기 중에 구속되면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는 헌법(44조2항)규정에 따라 민주당의 석방 결의안 처리를 통해 다시 석방 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비회기는 이미 지나갔고 정기국회가 이달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비회기 영장 청구라는 희망은 사라졌다. 따라서 회기중 체포동의안 처리의 향방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결국 처리돼 이 대표 신변에 변화가 생길 경우 민주당도 최대의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당내 일각에선 이낙연·김두관 같은 중진들의 부상 가능성과 이 대표가 ‘옥중 공천’을 통해서라도 총선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1년의 대한민국 정치는 ‘이재명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채 오도 가도 못한 한해였다.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걸림돌은 물론 국민의힘 재정비와 ‘믿음직한 대안정당’으로 새 출발을 향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이 대표 자신의 당 운영 쇄신도 물거품이 됐다. 지난 1년의 대한민국 정치는 ‘이재명 모노드라마 1막’였다면 지금부터 내년 총선까지 ‘제2막 이재명의 모노드라마’는 어떤 장면이 연출될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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