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정치권은 아직도 뿌리채 썩어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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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치권은 아직도 뿌리채 썩어 변하지 않았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4.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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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주필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이 드러나고 있어 충격적이다.
한국 정치의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사건이 될 것 같다. 21세기 정치판에서 후진적 관행을 버젓이 보여주는 일이다. 한국 정치의 후진성은 돈봉투 살포로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개발도상국 시절의 고색창연한 그 어휘를 정치판에서 몰아내기 위해 우리는 그동안 정치자금법, 선거법 등 수많은 제도를 고쳐가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정치권에서 돈을 뿌려 표를 사는 행태가 민의를 어떻게 왜곡하는지 절감했기에 많은 이들을 감옥에 보내가며 근절하려 발버둥 쳤다. 
이제 돈 정치 폐해에선 벗어났나 싶었는데 국회 제1당의 수장을 뽑는 무대에서 돈 봉투 망령이 되살아났다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정치가 뿌리째 썩어 있음을 웅변해 주는 것 같다. 드라마틱한 사건이 정치권에서 노출됐다는데 놀라울 수 밖에 없다. 
제발 사실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송영길 당 대표 후보 지지세를 유지하려고 의원 등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취지로 돈 봉투를 뿌렸다는 것이다. 300만원씩 든 봉투 20개가 전 이정근 사무부총장(구속)을 통해 전달됐다. 
당시 송영길 캠프에 몸담은 의원과 보좌관 등 9명이 이런 식의 돈 봉투 조달·배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의원은 300만원, 지역위원장은 50만~100만원, 캠프 실장급은 50만원이라는 기준도 마련됐다고 한다. 
기가 찰 일이다. 이 전 부총장의 압수당한 휴대전화 등에 고스란히 이같은 사실이 녹음됐다고 한다. 이런 정치를 몰아내자며 개혁을 외쳤던 이들이 구태를 그대로 답습해 21세기 한국 정치를 오염시킨 꼴이 됐다. 
사실로 드러나면 정당 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심각한 범죄다. 이 수사는 정치의 부패상을 드러내고 도려내는 수사가 돼야 한다. 
진영 논리에 왜곡되는 상황이 벌어져선 안된다. 정치의 썩은 부위가 정치 공방에 덮이는 일이 없도록, 검찰 수사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돼야 한다. 민주당도 근거 없는 검찰 비난을 멈추고 진실 규명을 위한 수사에 협조해 후진적 구태인 ‘돈 봉투 전대’를 근절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제1당의 전당대회가 ‘쩐대’로 불리는 참담한 일이 되서는 안 된다. 당내에서도 그냥 덮고 넘어가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스스로가 진상규명 노력해야 한다. 통상적인 해당 행위를 가리는 윤리위원회 제소가 아닌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 진위를 밝혀내야 한다.
검찰도 야당 탄압을 위한 기획수사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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