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와 봄 내음이 가득한 요즘, 향긋한 봄의 이면에는 낮은 습도와 건조하고 강한 바람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이 존재한다. 그중 주택화재는 인명피해와 직결되므로 가장 큰 걱정거리다.
전라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 10명 가운데 8명이 직접 불을 끄려다가 사망했으며, 그중 7명은 단독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화재 사망원인은 무리한 자체진화로 인한 연기 질식 사망 3명, 귀중품 반출을 위한 내부 진입 1명, 그 외 미상 등이다. 주택에는 가구, 집기 등 가연물이 많이 축적돼 있어 화재가 최고조에 이르는 최성기까지가 5분 내외로 짧기 때문에 초기에 탈출하지 못하면 연기에 질식하여 순식간에 화를 입을 수 있다.
그렇다면 주택에서 불이 나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고’라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화재’ 상황에서 무엇보다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것은 ‘대피’이다.
과거에는 심폐소생술 교육이나 여러 응급상황 대피 방법 교육에서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대건축물에는 가연성 건축자재의 사용이 점점 증가하고, 이는 화재 시 치명적인 유독가스를 다량 발생시켜 질식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 이에 소방에서는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불나면 대피 먼저”를 집중 홍보하고 있다.
물론 화재 초기에 작은 불은 주변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고 사용법을 잘 알고 있다면 초기진화를 시도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불이 번진 경우에는 일단 안전한 곳으로 현장을 신속하게 대피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일이 잘못된 뒤에는 손을 써도 소용이 없다는 속담으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화재 시 꼭 ‘대피 먼저’를 기억하고 실천에 옮겨 나와 가족, 이웃의 행복을 지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