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손흥민은 3월 12일 0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팀이 2대 0으로 앞선 후반 17분 히샬리송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왼발 슈팅으로 연결, 상대 골망을 갈랐다. 팀은 3대 1로 승리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달 20일 웨스트햄전 이후 2월 26일 EPL 25라운드 첼시전, 3월 2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전, 3월 5일 EPL 26라운드 울버햄튼전, 3월 9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맛보지 못했던 골맛을 보게 됐다. 노골이었던 부진을 말끔히 씻어내버린 리그 6호골이라 할만하다.
또한 잉글랜드 대표팀의 전설적인 공격수 마이클 오웬도 영국 ‘HITC’와 3월 14일 가진 인터뷰에서 “손흥민 같은 월드 클래스 선수가 이번 시즌처럼 갑자기 부진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라면서 “살아나서 정말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리그 6호골이지만, 모두 탈락이 확정된 UCL과 FA컵에서 각각 2골씩 넣은 것을 포함하면 올 시즌 공식전 10골째 기록이다. 2016~17시즌부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EPL 통산 99번째 골이기도 하다. 후반 35분 100호골을 위한 결정적 기회가 왔지만,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불발돼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런 아쉬움은 3월 19일 0시 열린 EPL 28라운드 사우스햄튼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4호이자 EPL 역사상 49번째인 50호 도움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리긴 했지만, 골맛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시아선수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호골의 주인공은 잠시 A매치 기간을 거쳐 재개되는 29라운드(4월 4일 04시) 이후로 미루어지게 됐다.
두 경기 승점 4를 더한 토트넘은 리그 4위(승점 49·15승 4무 9패) 자리를 지켰다. 3월 20일 현재 두 경기를 덜 치른 3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1점 차다. 아직 2경기를 덜 치른 뉴캐슬이 승점 47의 5위로 토트넘을 바짝 뒤쫒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시즌도 사실상 무관에 그친 토트넘이 UCL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 안에 들지 관심의 포인트가 된 모양새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2019-20시즌에도 2019년 12월 열린 번리와의 홈경기에서 70m 단독 드리블 돌파 후 넣은 골로 런던 풋볼 어워즈 올해의 골 부문에서 트로피를 받았다. 이 골로 FIFA 푸스카스상까지 수상했음은 이미 말한 바 있다. 손흥민은 2018-19시즌에 런던 풋볼 어워즈 ‘올해의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런던 풋볼 어워즈는 영국 런던을 연고지로 둔 토트넘·아스널·첼시·풀럼·웨스트햄·퀸스파크레인저스(QPR)·밀월·찰튼·브렌트포드·크리스털 팰리스·왓포드 등 16개 클럽 중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각 부문 선수들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시상식이다.
비록 UCL 16강 2차전에서 AC 밀란과 0대 0으로 비겨 1차전 합계 1대 0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손흥민은 역사를 새로 썼다. 아시아 선수로서 UCL 본선 무대를 가장 많이 밟은 선수가 된 것이다. 종전 최다 출전 기록은 과거 맨유와 PSV 아인트호벤에서 뛰었던 박지성의 54경기다. 박지성과 함께 동률을 이루고 있었는데, 55번째 경기 출전으로 그 기록을 넘어섰다.
한편 2월 6일 손흥민은 ‘아시아판 발롱도르’로 불리는 ‘2022 아시안 골든 글로브 어워즈’를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 티탄저우바오(영문명 타이탄 스포츠)가 프랑스 매체 프랑스풋볼이 시상하는 발롱도르에 착안해 2013년 제정한 이 상에서 손흥민은 2017년부터 6년 연속이자 2014년과 2015년 등 통산 8번째 수상자가 됐다. 역대 최다 수상(8회) 기록을 세우게 됐다.
수상자는 아시아축구연맹(AFC)에 소속된 국가나 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대상으로 선정한다. 손흥민은 올해에도 가장 많은 256점(26.7%)을 받으면서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시즌 EPL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득점왕을 차지한 성과를 인정받은 수상이라 할 수 있다.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A매치 2연전을 위해 3월 20일 오후 입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대표팀은 오는 24일 울산에서 콜롬비아와 맞붙는다.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다. 28일에는 서울에서 카타르 월드컵때 겨뤘던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새 감독 부임후 캡틴손흥민을 비롯한 태극전사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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