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의 교직 생활 동안 오직 아이들에게 사랑을 실천하신 김영자 선생님을 자랑스럽게 소개합니다."
서울 중랑구 묵동초 3학년 최윤희양의 어머니 김수영씨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한 스승의 날 행사에서 딸의 2학년 때 담임 김영자 교사를 최고의 교사로 소개했다.
김씨가 알고 있는 김영자 교사는 아이들 하나하나가 가진 장점을 일깨우고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늘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다.
지난해 김 교사 반에는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아버지는 일하느라 큰아버지 집에서 생활을 하는 A군이 있었다.
A군은 잦은 결석과 말수도 많지 않아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한글도 익히지 못해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어 했다.
김 교사는 학기 초부터 그런 A군을 걱정하며 관심을 가졌다. A군이 자꾸 학교에 오지 않고 놀이터 등에서 방황하자 김 교사는 공부를 안 해도 좋으니 학교에 와서 놀라고 권했다.
A군이 학교에 오자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아이들 앞에서 칭찬하기 시작했다. 별 것 아닌 칭찬이었지만 그런 칭찬이 쌓이고 쌓이자 아이들은 점점 A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A군이 학교에 빠지지 않게 되자 김 교사는 A군에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했다. 받아쓰기 점수가 조금씩 올라갈 때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방과 후에 남아 공부를 배우며 학업 성적도 향상되기 시작했다.
김씨가 김 교사로부터 감동을 느끼게 된 것은 그가 A군의 양말을 챙겨줄 때였다.
A군이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다 보니 옷이나 양말을 잘 못 챙겨 입고 오는 적이 있었다. 추웠던 겨울 어느 아침 김 교사는 김씨에게 전화를 했다.
"죄송한데 혹시 아드님이 신던 양말이 있으면 아이들 모르게 살짝 갖다 주실 수 있나요."
추운 날 학교에 양말도 신지 않고 맨발로 온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이다. 김씨는 "아이를 살펴보는 자상함과 아이의 입장을 배려하는 세심함에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회고했다.
1년이 지나고 3학년이 된 A군은 학급 홈페이지에 학교가 즐겁다는 글을 올리는 등 밝고 유쾌한 아이로 변했다. 다른 학급 친구들에게도 칭찬받는 아이가 됐다.
김씨는 "내가 본 김영자 교사는 A군 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자신이 뭔가 하나쯤은 다른 누구보다 잘할 줄 아는 것이 있고 사람은 누구에게나 배울 점이 있다고 가르쳤다"며 "상대방을 볼 때 그 사람의 장점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게 해 준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