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골 침묵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내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8월 6일 밤 11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 도움을 기록,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전북연합신문, 2022.8.11.)고 한 후 7경기째 공을 넣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글이 늦어진 이유이기도 한데, 손흥민이 치른 7경기는 리그 6경기와 챔피언스리그 1경기다. 9월 11일 0시 30분 열릴 예정이던 맨시티와의 7라운드 경기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별세로 연기됐다.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뿐 아니라 EPL 7라운드 전체가 영국내 애도 분위기에 맞춰 취소ㆍ순연되었다.
그 기사를 통해 “손흥민의 선발 자리는 불안정한 경기력과 함께 히샤를리송이 또 다시 교체로 들어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히샤를리송은 교체로 나선 3경기에서 모두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전했다. 예컨대 그는 토트넘이 2대 0으로 승리한 4라운드에서 케인의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손흥민에 대한 신임은 요지부동이었다. 가령 콘테 감독은 8월 29일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4라운드 경기 후 “만약 내 딸의 남편감을 찾아야 한다면 손흥민 같은 사람을 고를 것”이라며 굳건한 신뢰를 드러냈다.
다행인 건 골망을 흔들지 못했을 뿐 손흥민의 경기력 자체가 나쁜 게 아니란 점이다. 가령 토트넘이 2대 1로 승리한 9월 3일 풀럼과의 6라운드 경기에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했다. 전반 10분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그걸 받아 케인이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부심은 케인의 오프사이드를 선언, 골을 인정하지 않았다.
전반 22분 손흥민은 히샬리송(위의 인용문 이름과 다르게 이렇게 표기함)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슛을 했다. 수비진에게 걸렸다. 전반 33분 케인이 날카로운 패스를 해주자 손흥민이 뒷공간을 파고든 후 바로 슈팅했다. 골대를 때렸다. 운이 따르지 않은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골대 뒤를 돌아서 벤치로 향했다. 6만여 토트넘 관중들은 손흥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관중들은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비록 골을 넣지 못했지만, 손흥민 활약이 대단했음을. 9월 8일 열린 챔피언스리그 올림피크 마르세유전서 보인 손흥민의 상대 선수 퇴장 유도 역시 토트넘이 2대 0 승리를 견인한 발판이었다는 게 중평(衆評)이다.
손흥민은 마수걸이골을 넣지 못한 조급함을 버린 모습이기도 했다. 9월 10일 골닷컴이 전한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은 “일부 경기에서 불운한 순간이 있었다. 엄청난 골 기회가 왔을 때 득점하지 못하면 정말 속상하다. 그저 웃기만 할 뿐이다. 하지만 팀과 코칭스태프, 팬들이 모두 도와주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가 한 골만 넣으면 자신감이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계속해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직 개선할 여지가 많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잘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손흥민 말처럼 토트넘은 리그 6경기 현재 4승 2무 승점 14다. 맨시티와 같이 승점 14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3위다.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23골로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른 월드 클래스다. 특히 손흥민은 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리는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리그든 챔피언스리그든 시즌 마수걸이골을 터뜨리면 손흥민의 몰아치기 능력은 다시 한번 발휘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손흥민의 시즌 첫골 기록을 살펴보자. 2019-2020시즌은 3경기 만에 골을 터뜨렸다. 2020-2021시즌은 2경기 때 골망을 흔들었다. 2021-2022시즌은 맨시티와 EPL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쏘아 올렸다. 골이 가장 늦었던 때는 2017-2018, 2018-2019시즌으로 8경기 만에 골맛을 봤다. 이때도 손흥민은 시즌 마지막까지 각각 12골을 터뜨리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더욱 힘내기 바란다. 우리의 월드 클래스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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