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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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8.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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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란 칼럼을 발표한 것은 2021년 3월 18일자 전북연합신문이다. 2022년 5월 9일 장세진에세이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를 펴내기도 했는데, 독자들 반응은 시원치 않다. 검찰총장일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임은정 검사가 최근 펴낸 ‘계속 가보겠습니다’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과 너무 다른 독자 반응이 당황스러울 정도다.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선언에 대해 쓴 글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잘할지 몰라도 국정 운영까지 그럴지는 미지수다. 그 분야 전문가로 칭송받을망정 대통령감은 아니란 얘기다. 여전히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 싶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뭇 궁금해지는 정국이”라며 글을 맺고 있다.

그 이후 벌어진 일은 굳이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지 않아도 될 듯하다. “대통령감은 아니란 얘기”라고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어 취임 100일을 지나고 있으니 말이다. 대선이 끝난 후에도 나는 “무릇 유권자들은 때로 대통령을 잘못 뽑기도 한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은 부디 그런 국민의 선택이 아니었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그게 아니다. 가령 ‘윤 대통령 지지율 또 20%대…부정평가 70% 육박’(한겨레인터넷판, 2022.8.1.) 제하 기사가 그걸 말해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7월 29∼30일 전국 성인 1003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긍정 평가는 28.9%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진 것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7월 26∼2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지난주 60%에서 2%포인트가 오른 62%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6월 둘째주(53%) 이후 한 달 넘게 하락해오다  32%를 찍어 하락세가 멈춘 듯했다. 그런데 한국갤럽 조사에서 4%가 추가로 빠지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30% 선이 무너졌다. 세대별로 보면, 긍정 평가는 18∼29살에서 9%포인트 하락한 20%를 기록하는 등 낙폭이 컸다. 60대에서도 9%포인트 빠져 40%를 나타냈다.
30대와 40대의 긍정 평가율은 17%로, 연령대별 최저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 이유를 보면, ‘인사’가 21%로 가장 높았다. 또한 최근 불거진 경찰국 신설(4%)과 여당 내부 갈등 및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문자메시지 노출(3%) 등도 포함됐다. 이를테면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인 셈이다.
이는 윤석열 후보를 찍어 대통령이 되게한 지지자들이 절반도 넘게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이번에도 지난 18대 대선때 뽑은 박근혜 후보처럼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방증이라 해도 무방한 20%대 지지율이라 할 수 있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오는 이유다. 취임 두 달여 만의 20%대 지지율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파동 당시 21%로 곤두박질친 적은 있다. 탄핵 전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30%대 초반으로 하락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경제(2022.7.16.)에 의하면 그때는 각각 집권 3년차였던 2015년 1월 3주(30%, 연말정산ㆍ증세 논란)와 집권 4년차였던 2021년 4월 1주(32%, LH투기 의혹ㆍ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경질)다.
아주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7월 12~1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에게 ‘만약 다시 20대 대통령 선거 당일로 돌아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나’라는 질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50.3%가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윤석열’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5.3%에 그쳤다.
대통령 임기말에 흔히 나타나는 레임덕이 아닌 ‘취임덕’이라는 비아냥 섞인 얘기까지 나올 정도이니 이 민망함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보통이 아닌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대통령실은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사실 처음 쓴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전북연합신문, 2016.12.8.)는 국회의 탄핵안발의 직전 박근혜 대통령의 국립대 총장에 대한 늦장 임명 이유와 세월호 책들에 대한 지원 배제 및 청와대 수석을 통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 등 ‘미운 털’에 대한 쪼잔한 보복행위 등을 탄식한 글이다. 그예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과 함께 감옥에 가야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선정국 당시 청년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 내 청문홍답(靑問洪答ㆍ청년이 물으면 홍준표가 답한다) 코너에서 “윤 후보가 대통령 되면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라는 글에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했다. 그것이 현실화되는 전조(前兆)의 20%대 지지율은 아닌지…. 다시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를 쓰게돼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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