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란 칼럼을 발표한 것은 2021년 3월 18일자 전북연합신문이다. 2022년 5월 9일 장세진에세이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를 펴내기도 했는데, 독자들 반응은 시원치 않다. 검찰총장일 때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워온 임은정 검사가 최근 펴낸 ‘계속 가보겠습니다’가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과 너무 다른 독자 반응이 당황스러울 정도다.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는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선언에 대해 쓴 글이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잘할지 몰라도 국정 운영까지 그럴지는 미지수다. 그 분야 전문가로 칭송받을망정 대통령감은 아니란 얘기다. 여전히 ‘뭐 저런 검찰총장이 다 있나’ 싶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사뭇 궁금해지는 정국이”라며 글을 맺고 있다.
그러나 이제 보니 그게 아니다. 가령 ‘윤 대통령 지지율 또 20%대…부정평가 70% 육박’(한겨레인터넷판, 2022.8.1.) 제하 기사가 그걸 말해준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7월 29∼30일 전국 성인 1003명에게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긍정 평가는 28.9%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20%대로 떨어진 것은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7월 26∼28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다.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 직무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지난주 60%에서 2%포인트가 오른 62%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6월 둘째주(53%) 이후 한 달 넘게 하락해오다 32%를 찍어 하락세가 멈춘 듯했다. 그런데 한국갤럽 조사에서 4%가 추가로 빠지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30% 선이 무너졌다. 세대별로 보면, 긍정 평가는 18∼29살에서 9%포인트 하락한 20%를 기록하는 등 낙폭이 컸다. 60대에서도 9%포인트 빠져 40%를 나타냈다.
이는 윤석열 후보를 찍어 대통령이 되게한 지지자들이 절반도 넘게 등을 돌렸다는 얘기다. 이번에도 지난 18대 대선때 뽑은 박근혜 후보처럼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는 방증이라 해도 무방한 20%대 지지율이라 할 수 있다.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라는 탄식이 저절로 나오는 이유다. 취임 두 달여 만의 20%대 지지율은 거의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다.
이명박 대통령이 광우병 파동 당시 21%로 곤두박질친 적은 있다. 탄핵 전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도 30%대 초반으로 하락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경제(2022.7.16.)에 의하면 그때는 각각 집권 3년차였던 2015년 1월 3주(30%, 연말정산ㆍ증세 논란)와 집권 4년차였던 2021년 4월 1주(32%, LH투기 의혹ㆍ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경질)다.
아주 희한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7월 12~13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5명에게 ‘만약 다시 20대 대통령 선거 당일로 돌아간다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나’라는 질문을 한 결과, 응답자의 50.3%가 ‘이재명’이라고 답했다. ‘윤석열’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5.3%에 그쳤다.
대통령 임기말에 흔히 나타나는 레임덕이 아닌 ‘취임덕’이라는 비아냥 섞인 얘기까지 나올 정도이니 이 민망함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보통이 아닌 큰일이 벌어졌는데도 대통령실은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민만 보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사실 처음 쓴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전북연합신문, 2016.12.8.)는 국회의 탄핵안발의 직전 박근혜 대통령의 국립대 총장에 대한 늦장 임명 이유와 세월호 책들에 대한 지원 배제 및 청와대 수석을 통한 CJ그룹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 등 ‘미운 털’에 대한 쪼잔한 보복행위 등을 탄식한 글이다. 그예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과 함께 감옥에 가야 했다.
국민의힘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선정국 당시 청년 소통 플랫폼인 ‘청년의꿈’ 내 청문홍답(靑問洪答ㆍ청년이 물으면 홍준표가 답한다) 코너에서 “윤 후보가 대통령 되면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갈지 의문”이라는 글에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했다. 그것이 현실화되는 전조(前兆)의 20%대 지지율은 아닌지…. 다시 ‘뭐 저런 대통령이 다 있나’를 쓰게돼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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