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재판' 건설업자父 '위증' 언급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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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판' 건설업자父 '위증' 언급 논란
  • 투데이안
  • 승인 2011.03.2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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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증이란 말을 분명히 했다."(검찰)

"조상의 묘를 옮기는 이장(移葬) 문제를 얘기한 것이다."(변호인단)

H건설업체 한모(수감중)씨로부터 9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서 한씨를 면회온 그 아버지가 위증에 대해 이야기하는 육성 녹취 내용이 공개됐다.

한씨는 지난해 12월 '한 전 총리에게 어떤 정치자금을 제공한 적 없다'고 진술을 뒤집은 이후, "수개월 전부터 번복을 결심했지만 누구에게도 이런 속내를 말한 적 없다"고 증언해 이번 녹취가 재판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전날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 심리로 열린 검증기일에서 검찰이 공개한 한씨의 구치소 접견녹취CD 60여장 중에는 지난해 11월15일 한씨 아버지가 "(내 건강은) 괜찮은데 위증 그런것 때문에 일이 엇갈릴 뿐이다"라고 한 말이 담겨 있다.

이어 한씨 아버지는 "어제 시제(時祭)에 갔더니 자꾸 사람들 말이 많아서…"라며 걱정하는 듯 했고, 한씨는 "예, 하긴 뭐, 제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답했다.

검찰은 "위증이란 말을 분명히 했고 문맥 상 흐름도 위증이 맞다"며 "한씨가 아버지와 진술 번복을 상의하는 대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전 총리 변호인은 "H사 부도때문에 2009년 8월 선산이 경매로 넘어가자 조상들 묘를 옮기는 이장 문제를 말한 것이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여러차례 반복해서 들은 뒤 '위증'으로 판단, 변호인 의견은 조서에 기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밖에 CD에는 한씨를 면회온 그의 어머니가 "(함께 기소된 한 전 총리 측근) 김모씨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했더니 한 전 총리와 상의해보겠대"라고 얘기한 내용도 들어있다. 검찰은 이런 대화들이 김씨를 거쳐 한 전 총리에게 자금이 흘러들어갔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 공판은 내달 4일 오후2시에 열리며 한씨 어머니와 이 사건 제보자 남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한다. 또 한씨가 한 전 총리의 소개로 만났다는 P건설사 백모 회장도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부터 9월동안 세 번에 걸쳐 한씨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7월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2007년 2월부터 11월까지 한씨로부터 사무실 운영 및 대통령 후보 경선 지원 명목으로 9500만원을 받고 버스와 승용차, 신용카드 등도 무상제공 받아 사용한 혐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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