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구석을 비추는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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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석을 비추는 사람이 되자
  • 엄범희 기자
  • 승인 2010.11.09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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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고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두 임금님이 서로 나라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갑이라는 임금님은 자기 나라에 크고 비싼 보석이 열 개나 된다고 자랑했다.


그 말을 듣고 을이라는 임금님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크고 빛나는 보석은 없지만 한구석을 밝게 비추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이 우리나라의 자랑이다”

진정한 나라 자랑은 돈이나 보석 같은 물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인물에 있다. 인물이 많은 나라가 정말 부유한 나라요, 위대한 나라다. 한 구석을 비추는 사람이 아쉽다. 태양처럼 온 구석을 비춘다는 것은 대 성인이나 대 천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한 구석만이라도 제대로 비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한 마을을 비추는 사람, 한 학교를 비추는 사람, 한 직장을 비추는 사람, 그들은 역사의 숨은 의인이요, 땅의 소금이요, 사회의 백혈구다.

저마다 제가 선 곳을 비추고, 제가 사는 곳을 밝히자.

사람은 세 종류로 나뉜다. 한 구석을 더럽히는 자와 비추는 자, 그리고 더럽히지도 않고 비추지도 않는 자이다.

첫 번째 사람은 사회에 마이너스가 되는 자이고, 두 번째 사람은 플러스가 되는 자이며, 세 번째 사람은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안 되는 자이다.

첫 번째는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고, 두 번째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이며, 세 번째는 그 자리에 있으나 마나한 사람이다.

첫 번째와 같은 인물이 많은 사회는 불행한 사회다. 살 재미가 없는 사회요 쇠퇴와 부패를 면할 수 없는 사회다. 세 번째와 같은 인물이 많은 사회는 흥하지도 망하지도 않는 사회다. 있으나 마나한 사회요, 밤낮 제 자리 걸음이나 하는 사회다. 두 번째와 같은 인물이 많은 사회는 사는 보람과 재미가 있는 사회다. 그것은 흥하는 사회요. 행복과 번영이 약속된 사회다.

저마다 한구석을 비추는 사람이 되자. 모든 국민이 이러한 인생관과 생활 철학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 사회는 반드시 행복해질 것이요, 그 나라는 반드시 번영할 것이다. 여러 부분 사회가 모여 하나의 전체사회를 이룬다. 각부분사회가 저마다 밝아지면, 전체사회는 저절로 밝아진다.

역사의 한구석을 비추려면 내 생명을 촛불처럼 태워야한다. 촛불은 스스로 타기 때문에 빛난다. 초가 그대로 있으면 밝은 빛을 던지지 못한다. 태양이 만물에 빛과 열을 주는 것은 쉴 새 없이 타고 있기 때문이다.

타지 않는 태양은 싸늘하게 죽은 태양이다. 우리 인간도 태양처럼 뜨겁게 타올라야 한다. 저마다 자기의 생명을 연소시킬 때, 주위에 밝은 빛을 던지고 따뜻한 열을 발한다.

위대한 인물은 자기의 생명을 태양처럼 태운 사람이다. 생명의 강한 연소 작용이 없이는 빛과 열을 낼 수 없다. 우리의 생명은 한 자루의 촛불이 되어야한다. 쉴 새 없이 타는 뜨거운 태양이 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생명은 뜨겁게 탔기 때문에 사랑의 큰 빛이 되었다. 석가의 생명은 쉴 새 없이 탔기 때문에 지혜의 밝은 빛과 자비의 따뜻한 열이 되었다. 그들은 자기 생명을 태양처럼 불태웠기 때문에, 온 천하를 비추는 큰 빛이 되었고, 온 역사를 밝히는 위대한 등불이 된 것이다.

우리는 석가나 예수처럼 온 구석을 비출 수는 없다. 그러나 역사의 한구석, 사회의 한 모퉁이, 민족의 한 부분을 비출 수는 있다. 내 가족, 내 직장, 내 마을, 내 주위를 비출 수 있다.

가족에게 기쁨을 주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말을 던지고, 일에 정성과 책임을 다하고, 맡은 자리를 성심 성의껏 돌볼 때 한구석을 비추는 자가 될 수 있다.

한 구석을 비추려면 무슨 일에나 정성을 쏟아야 한다. 땀을 흘리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열을 바치고 애를 써야한다.

높은 목적과 가치 있는 사업을 위해 내 생명을 쉬지 않고 연소시키는 자만이, 사회의 한구석을 비출 수 있다. 이상의 제단 앞에 생명의 불꽃을 태우는 자만이 민족의 한 부분을 밝힐 수 있다. 그런 자야말로 인생의 구원을 얻을 수 있고, 해탈의 법열을 느낄 수 있다.

저마다 한 구석을 비추는 사람이 되자./송경태 (전) 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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