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대 학생들 열정 착취 사실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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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대 학생들 열정 착취 사실로 확인
  • 서윤배 기자
  • 승인 2017.10.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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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현장실습 인권유린 빈발… 학교 미온적 태도 도마 위

국립 한국농수산대학(총장 김남수) 재학생들이 장기현장실습(10개월~12개월) 과정에서 농장주로부터 인권유린과 장시간 노동착취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여기에 실습학생들을 보호하고 ‘인권지킴이’를 자처해야 할 학교 당국은 사건을 은폐·축소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김제-부안)은 30일 농림축산식품부 및 소관기관에 대한 종합 감사에서 “한국농수산대학 재학생들이 장기현장실습 과정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노동력을 착취 당했다면 장관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록 장관은 국정감사장에 출석 “김종회 의원이 제기한 모든 의혹은 사실”이라며 농수산대학을 관리 감독하는 장관으로서 유감을 표명 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농식품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제보를 바탕으로 ▲에어컨조차 없는 방에서 한 여름 찜통더위 생활하기 ▲농장주의 폭언 등 인권유린 ▲학과목과 무관한 농장주의 노동력 착취 ▲규정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실습교육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학교 당국은 지난 16~26일까지 실습에 투입된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인권 침해 여부 및 현장 실습장 내 숙박시설 운영 실태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해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17.7%에 달하는 36곳 실습장의 주거 환경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203개소의 실습장 가운데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은 곳이 34곳(16.7%)에 달했다.

특히 2곳(1%)은 에어컨조차 없는 창고형 컨테이너 박스를 학생들의 숙소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농장주의 폭언과 장시간 노동 강요, 학과목과 무관한 농사일 지시 등 인권유린과 노동력 착취행위가 24건이나 발견됐다.

그럼에도 대학은 결과 보고서에서 “현장교수, 즉 농장주는 실습생이 딸같이 생각되어 낯선 곳에서 혹여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었음. ~~~~(중략)~~~~학생에 대한 호칭은 현재 실습중인 학생에게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다른 의도 보다는 언어적 습관 정도로 판단됨“이라고 적시해 학생들의 인권지킴이를 자처해야 할 학교 당국이 농장주들의 편을 드는 듯한 모호한 태도를 취해 비판을 사고 있다.
 
더욱이 학교 당국은 24건의 인권유린 및 노동력 착취가 있었다는 학생들의 설문조사 답변에도 불구하고 11건을 경미한 사안으로 종결 처리, 학교를 향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이번 실태 조사는 ‘농장주 봐주기’식 조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학생 인권 유린 및 노동력 착취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과 함께 농식품부의 직접 조사 및 진상조사 책임자에 대한 처벌, 대학 총장의 공식 사과 등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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