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혐오범죄에 관한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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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혐오범죄에 관한 시론
  • 옥필훈
  • 승인 2016.05.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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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비전대학교 옥필훈 교수

급격한 과학기술의 변화로 인한 스마트폰과 IT에 능숙한 N세대(Net Generation)들에게 한국식의 바른 예절이 인터넷 문화에도 그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고 전범위적으로 하위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것일까 ? 자본주의에서 사랑의 정신이 퇴색되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인내심도 기르도록 하는 교육이 의미가 있는 것일까 ?

최근 세간에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20대 여성 살인사건에 대해 추모의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21일에는 추모집회를 열고 400여 명이 추모행진을 하였다고 한다. 본 사안에 대해 ‘혐오범죄’ 혹은 ‘묻지마 범죄’인지 등에 대한 논란이 뜨거운 듯 하다. 혐오범죄(hate crime)는 가해자가 인종, 성별, 국적, 종교, 성적 지향 등 특정 집단에 편견이나 혐오, 차별, 비하, 적대, 증오심을 가지고 그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 가하는 범죄 행위를 의미한다. 이를 증오범죄 또는 편견범죄(bias crime)라고도 한다. 이에 반하여 묻지마 범죄는 범죄자와 피해자와의 관계에 아무런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거나, 범죄 자체에 이유가 없이 불특정의 대상을 상대로 행해지는 범죄행위를 말한다. 강남역은 인기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히트할 정도로 젊은 남녀가 찾는 상징적인 곳이기도 하나, 현재 강남역 10번 출구 벽면은 포스트잇으로 가득하다. 경찰 수사 중 피의자의 진술은 평소 여성들에게 많이 무시를 당해서 범행을 했다고 진술하였다. 경찰은 2008년 이후 4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실 등으로 미루어 보아 조현증이 심각하여 혐오범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본 건은 분명 범죄자와 피해자가 명확히 존재하는 범죄행위로, 다만 피의자가 진술하는 것처럼 한 개인의 일탈을 벗어나서 불특정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혐오범죄인가 하는 점이다. 따라서 혐오발언(hate speech)으로 인한 범행에 대해 당시의 정황과 어떠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 벌어졌는지 등에 대해 더 정확한 증거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갈수록 청년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형세에 정상적인 취업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 하에서 사회적으로 낙인(烙印)되고 고립된 사람에 대해 멸시하고 증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러한 범죄인을 양상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좀 더 이 피의자에 대해 정신병으로 인한 범죄행위인지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혐오발언으로 인하여 이러한 범죄양상은 예견된 것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러한 사례를 놓고 볼 때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혐오범죄인지 등에 대해 범죄동기를 포함한 종합적인 판명이 이루어진다면 이로 인해 우리사회의 혐오부분에 대해 사회적 차별성으로 어떠한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우리사회 현실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둘째, 범죄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미흡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불특정한 개인이나 다수인을 겨냥한 범죄행위에 대해 우발성(eventuality)을 가진다고 할지라도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에 대한 유사한 사례에 대하여 수사기관 혹은 민간 보안시스템에서 적절한 대처하였는지 등에 대해 사례관리시스템이 충분히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베 등을 비롯한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에서 남녀대립적인 용어인 ‘여혐’ ‘남혐’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한 개인의 일탈로 축소하기에는 사회적 맥락과 새로운 범죄양상을 이해하지 못한 측면일 수 있다. 성숙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는 성숙한 시민의식과 더불어 정직한 사회이고, 진정한 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그것은 물질적 풍요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행복감일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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