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집회시위와 소음
icon 유남규
icon 2015-07-31 15:38:02  |   icon 조회: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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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청 기동대

유남규

ynk_kr@hanmail.net

010-3111-0957

집회시위와 소음

집회시위와 소음

주야 교대로 돌아가는 지구대에서 밤 새워 근무를 선 날은 늘 몸이 무겁고 졸립다. 당장이라도 자고 싶은 마음에 침대에 드러눕는다. 그런데 이 소중한 순간을 방해하는 적이 있다. 바로 위층에서 쿵쿵거리는 발소리와 창문 너머로 울려오는 음악소리다. 종종 있는 일이라 여기며 잠을 청하려 애쓰지만 오늘은 왠지 짜증이 난다. 나도 모르게 창문을 열어젖히고 듣는 사람도 없는 허공에 ‘잠 좀 잡시다’하고 소리를 고래고래 지른다.

신문기사에는 때때로 소음으로 인한 범죄가 일어나는 것을 보곤 한다. 지난해 4월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아랫집 사람이, 아버지 제사를 지내기 위해 모친 집을 찾은 윗집 사람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층간 소음을 일으킨다는 이유로 항의하다 화를 참지 못해 벌어진 일이었다. 올해 6월에는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던 사람이 역시 층간소음으로 이웃과 다투다 계단에 널어놓은 빨래건조대에 2차례 걸쳐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렇듯 소음은 이제 가볍게 넘어갈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주말이면 시내곳곳에서 크고 작은 집회가 벌어진다. 단상에 선 대표자는 확성기나 마이크로 구호를 외치고 있고 주변에는 울긋불긋한 깃발이 펄럭인다. 시민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잠시 쳐다보며 지나간다. 집회자들이 행진을 한다. 운전자들은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계를 바라보면서 짜증을 내며 기다린다. 이상은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참가자들조차 따분해 하던 과거 집회 현장의 모습이다. 촛불 집회를 기점으로 현재의 집회 및 시위는 취지에 공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제이자 축제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참가자들은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개사하여 부르거나 확성기, 북, 꽹과리 등으로 지나가는 시민들의 이목을 끌 뿐만 아니라 이들의 자발적 참여도 유도한다.

하지만 문화제 집회나 시위가 자주 있는 장소나 지역에서는 늘 소음이 발생하곤 한다. 집회의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확성기나 음악의 스피커를 올리고 북 등을 크게 울린 결과다. 이로 인해 집회 시위 주변에는 소음으로 인해 음식점에 손님이 없다는 민원이 끊이질 않고 회사에서는 일을 못하겠다는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화문광장이나 서울광장의 경우 대규모 집회 시위가 있는 날은 여파로 광장 방문객들이 줄고 심지어 근처 회사원들은 조기 퇴근하기도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시민들의 다양한 생각을 인터넷, SNS 등으로 나누고 수렴하며 집회 시위에 대한 관용도도 높아졌다. 대규모 집회에서 확성기나 스피커는 좋은 의사전달 수단일 수 있다. 이들에게 육성으로만 의사 전달을 하라고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로 인한 소음에 대해 피해를 입고 있는 상인들, 직장인, 주민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볼륨을 낮추면 귀를 기울입니다.”라는 경찰청 슬로건이 있다. 집회 시위 참가들이 뜻을 알리면서도 볼륨을 적절히 조절함으로써 시민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오히려 국민들의 관심을 이끌어 냄과 동시에 그들 스스로도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바람직한 시위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본다.

전북지방경찰청 경찰관기동대 순경 유남규

2015-07-31 15: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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