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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핸드폰을 쥐고 사는 이유.
폰을 보며 길거리를 걸어 다니고, 폰을 보며 지하철을 타고, 폰을 보며 책상에 앉아있는 학생들. 주위 학생들을 조금만 살펴보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모습들입니다. 혹시 그저 한심하기만 하신가요?
시장조사업체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의 스마트폰 사용률은 92.9%를 기록해 우리나라는 10명 중 9명이 하루 평균 3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에 몰입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지 못하고 걷는 이들을 뜻하는 ‘스몸비’, 똑똑한 기계가 알아서 해주니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 바보가 되었다는 ‘스마풀리안’ 등 새로운 신조어가 나타났는데요, 이러한 신조어들은 모두 스마트폰의 보편화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서부터 나온 단어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어른들은 ‘학생이 스마트폰을 하는 것은 학생의 본질인 공부를 하지 않고 노는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이 박혀 있어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부정정적으로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과연 나쁘기만 한 일일까요?
일례를 들어 제 경우를 살펴보자면, 저는 하루 핸드폰 사용시간이 줄곧 5시간을 넘어가곤 합니다. 이 수치만 본다면 저는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폰만 하는 스마트폰 중독 문제아로 치부되겠죠. 하지만 그 사용 기록을 살펴보면, 대부분은 인터넷 강의 사이트에 접속되어 측정된 것이고, 나머지 시간은 사전 사용으로 측정된 것입니다. 저 뿐만이 아닙니다. 주위 친구들은 핸드폰을 한다고 모두 노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핸드폰으로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은데, 대부분의 어른들은 핸드폰을 하기만 하면 혀를 끌끌 차신다고 불만을 토하곤 했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놀기만 하는 학생들도 다수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학생들의 핸드폰 사용을 한심하게만 보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쉽게 범하고 있는 일반화의 오류가 아닐까요? 지나가는 학생들이 단지 핸드폰을 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쏠 것이 아니라,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여야 하는 학생들의 입장을 한번 헤아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상산고등학교 1학년 최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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