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비만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른바 비만을 보는 시각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뚱뚱한 며느리가 시집오면 부잣집 맏며느리가 들어왔다고 다들 부러워했다. 직장인은 나이를 먹고 직책이 오르면 묵직한 몸으로 회전의자에 앉자 업무를 보는 것을 부러워 한때도 있었다. 즉 예전에는 비만이 인격이라고 했다. 늘씬한 몸을 가진 자는 어떻게든 살찌기를 원하는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올챙이처럼 불록 나온 배, 뚱뚱한 사람을 보면 인격이 있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걱정스러운 얼굴로 찾아본다. 즉 비만은 내 몸을 자동차로 비유한다면 고장 난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움직인다고 고장 난 자동차를 그냥 운행하다보면 더 큰 고장이나 사고로 이어져 고치거나 폐차를 시켜야 한다.
비만 인을 보고 "'왜 그렇게 사느냐' '미련해 보인다.'는 말을 내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해요. 심지어 지나가는 애들조차 '돼지'라고 손가락질해요. 세상이 싫어 한동안 집 밖에 안 나갔어요. 주변 사람들과 연락도 잘 안 하죠."
뚱뚱한 몸을 지탱해 오던 어느 젊은 비만 환자는 오기가 발동하여 군대 가기 위해 다이어트와 운동에 죽도록 매달렸다는 것이다. 몸무게를 줄여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으나 제대할 무렵 다시 살이 찌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 때문에 취업 전선에서 까지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 서류전형까지는 통과했지만 면접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것이다. 어떤 면접관은 "살 때문"이라고 낙방 이유를 접적 설명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당신이 일을 못하면 다른 사람이 그만큼 더 해야 한다."거나 "고객이 불편해할 수 있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은 적도 있다는 것이다.
비만 인구가 늘면서 고도비만이나 초고도비만인 사람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최근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가운데 BMI가 30 이상인 고도비만 비율은 14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발표하고 있다.
비만은 당뇨·고혈압·고지혈증(高脂血症) 등 대사증후군 때문에 만성질환을 유발한다는 것이 더 큰 사회적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만 때문에 직장에서 해고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키 1m68㎝ 몸무게 113㎏인 모씨는 지난해 중순 병원 간호조무사 일을 그만뒀다는 것이다. 몸집이 너무 크다고 은연중에 무시하기도 하며 끝내 "다른 사람이 대신 일하러 오기로 했으니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모씨는 연애는 물론이고 결혼은 생각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 변화 때문에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인정한 질병이다. 그런데도 국가차원에 비만 환자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 "고도비만인 사람들은 '게으르다' '미련하다'는 편견 때문에 대인관계가 단절되고 우울증을 겪는다."면서 ""비만 치료와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비만 을 방치하면 더 큰 사회적 병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