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2024를 보고2
상태바
유로 2024를 보고2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4.08.06 14: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6월 15일(한국시간. 이하 같음.)부터 한 달간 독일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가 스페인의 우승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보도를 종합해보면 이로써 스페인은 유로 통산 4회 챔피언에 오르며 역대 최다우승팀이 됐다. 개최국 독일의 3회를 따돌리고 당당하게 단독의 유로 최다우승 국가가 된 것이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7전 전승이란 유로대회 역사를 새로 썼다. 마이데일리(2024.7.15.)에 따르면 유로 대회에서 지금처럼 24개국이 본선에 진출한 건 2016년 대회부터다. 유로 2016에서 조별리그를 거쳐 16강 토너먼트 승부가 벌어지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유로 2016에서는 포르투갈이 3승 4무(이하 승부차기 무승부 처리)의 성적으로 정상에 올랐다. 유로 2020에서는 이탈리아가 5승 2무의 성적으로 우승했다. 스페인은 조별리그서 크로아티아·이탈리아·알바니아를 모두 이기며 죽음의 조에서 1위로 16강에 올랐다. 토너먼트에서는 조지아·독일·프랑스를 격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잉글랜드도 스페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스페인이 이번 대회에서 이긴 팀들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보면 크로아티아 9위, 이탈리아 10위, 독일 16위, 프랑스 2위, 잉글랜드가 5위다.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팀을 상대로 스페인은 단 한 번의 승부차기 없이 모두 승리했다. 8강 독일전에서 연장을 간 게 위기라면 위기였다. 지난 대회 우승팀인 이탈리아를 1대 0으로 꺾어 결과적으로 주저앉힌 게 눈에 띈다.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는 스위스에 패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는 유로 대회에서 3연속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이어진 것이기도 하다. 이탈리아가 스위스에 진 건 31년 만의 일로 ‘사건’이라 할만하다. 충격적인 이변이 벌어진 셈이다. 사실 이탈리아는 2018 러시아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에 두 번 연속 오르지 못했다.
그러다 2021년 열린 유로 2020 결승에서 잉글랜드에 승부차기로 힘겹게 승리하며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명예회복에 성공한 이탈리아는 올해 대회에서 2연패를 노렸으나 희망사항이 되고 말았다. 결국 디펜딩 챔피언 징크스가 이어진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참고로 유로 2016에선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이 16강전에서 이탈리아에 패해 탈락했다. 유로 2020에선 유로 2016 우승팀인 포르투갈이 16강전에서 벨기에에 패해 고배를 마셨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건 잉글랜드다. 그동안 잉글랜드는 수많은 걸출한 선수들로 황금 세대를 구성했으나 유독 메이저 대회에서 약했다. 1966년 월드컵 우승이 전부다. 지난 유로 2020에서는 승부차기 혈투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58년을 기다린 우승할 절호의 찬스였지만, 그걸 놓친 결과로 이어져서다. 케인이 커리어 첫 우승 기회를 놓친 것이기도 하다.
잉글랜드의 주전 스트라이커 케인은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토트넘 훗스퍼에서 오랫동안 뛰며 전 세계 최고의 득점 감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맨체스터 시티·리버풀에 매번 우승을 뺏겼다. 팀은 부진해 매번 중상위권이었다.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준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등 컵대회에서도 케인의 ‘무관’은 이어졌다.
사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은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지는 않았다. 오히려 잉글랜드·프랑스가 가장 유력하다는 전망이 주를 이뤘지만,결과는 스페인 우승으로 나타났다. 2007년생 라민 야말이 에이스로 떠오른 스페인은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의 능수능란한 전술 변화, 용병술도 적중했다. 경기력·결과 등 모든 면에서 스페인은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스포츠서울, 2024.7.15.)는 평가다.
7전 전승으로 우승한 스페인은 명예와 더불어 430억 원의 돈방석에 앉게 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7월 15일 “유로 2024 우승팀 스페인에 돈다발이 비처럼 내린다”고 소개했다. 스페인은 이번 대회서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4경기를 모두 승리, 7전 전승의 완벽한 기록을 썼다. 이미 말했듯 유로 대회에서 전승 우승 팀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덕분에 스페인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팀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많은 금액의 상금을 쓸어담게 됐다. UEFA는 본선 참가 24개 팀에 모두 참가비를 지급한다. 이후 조별리그에선 경기 승리 시마다 승리 상금을, 토너먼트부터는 다음 라운드 진출 시마다 상금을 수여한다.
스페인은 925만 유로(약 139억 원)의 대회 참가비에 더해, 3전 전승 상금 300만 유로(약 45억 원), 16강 진출 상금 150만 유로(약 23억 원), 8강 진출 상금 250만 유로(약 38억 원), 4강 진출 상금 400만 유로(약 60억 원), 우승 상금 800만 유로(약 120억 원)를 모두 챙겼다. 이로써 스페인이 받게 되는 총상금은 무려 2,825만 유로(약 430억 원)에 달한다.
한편 가장 적은 상금을 받게 되는 팀은 조별리그서 1무 2패에 그친 폴란드·알바니아·스코틀랜드·체코다. 이들은 본선 참가비 925만 유로에 더해 무승부 상금 50만 유로(약 8억 원)를 더해 975만 유로(약 147억 원)를 수령한다. 스페인과는 1,850만 유로(약 283억 원) 차이가 나지만, 유로대회가 억 소리나는 돈잔치인 건 분명해 보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