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국제경쟁에는 모두 12편이 초청됐다.
이들 영화는 극영화 8편과 (다큐멘터리/에세이/실험영화) 4편으로 세계영화의 흐름을 반영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영화가 6편, 유럽영화가 3편 미주영화가 3편으로 국제경쟁부문에 한국감독의 작품 김경만 감독의 '미국의 바람과 불'도 초청됐다.
아시아영화는 오늘날 아시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조리한 사회적 상황들에 대응하는 영화적 감각의 형식을 보여준다.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외국으로 팔려가는 한 소녀의 발걸음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쇼트의 롱테이크 안에 냉정하게 담아낸 렘튼 시에가 주아솔라의 '엘류테리아의 꿈'(필리핀), 매혈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하층민 가족의 비극을 정적이고도 차가운 흑백화면에 담아낸 장 먀오옌의 '검은피'(중국)이 있다.
또 무관심 속에 부서져 가는 한 가족의 일상을 인류학적 태도로 분석한 요시다 고키의 '가족X'(일본)과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둘러싼 초현실적 현실의 풍경을 포착한 아미르 바쉬르의 '가을'(인도)가 있다.
이 밖에도 영화적 재현/재연과 개인의 기억 간의 차이, 영화를 만드는 이의 입장과 그것으로 보는 이의 입장을 미묘하지만 고스란히 끌어안은 리 뤄의 에세이 영화 '강과 나의 아버지'(중국·캐나다)도 있다.
스페인영화도 주목된다.
53세 신인감독 호세 마리아 데 오르베의 장편 '아이타'와 스페인 내전 뒤 고독한 투쟁을 계속한 한 레지스탕스의 삶을 과감하고 생략적인 네러티브에 담아낸 유이스 갈테르의 '카라크레마다'도 있다.
또 가족 구성원들간의 재회와 화해라고 하는 가족드라마를 참신하게 재창조한 '재회'(오스트리아)의 마리 크로이처도 기대된다.
북미와 남미의 영화 3편도 각별하다.
'친숙한 공간'(캐나다)의 스테판 라플뢰르, '라스트 버팔로 헌트'(미국)의 리 안느 슈미트, '장 쟝티'(도미니카공화국·멕시코·독일)의 이스라엘과 라우라 카르데니스 부부는 한국 관객과도 친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