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과 로맨스 그 모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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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로맨스 그 모호함에 대하여
  • 조병현
  • 승인 2013.08.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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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로맨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그 기저엔 사랑이 있다는 것은 같은 점이요, 그 사랑이 윤리와 사회통념으로 용인될 수 있느냐 없느냐와 사랑하고 있는 서로가 떳떳한가에 따라 크게 구분할 수 있겠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많은 사람들이 불륜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자기들은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경우를 하나 더 살펴보면 욕심(欲心)과 욕심(慾心)이 있다. 하고자 하는 마음은 인간 삶의 원동력이다. 하고자 함이 없이 과연 인류가 이처럼 발전해왔겠는가 되묻고 싶다. 하지만 하고자 하는(欲) 마음(心)이 간절해 두 배로 늘어나면 욕심(慾心)이 된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런데 하고자 함과 욕심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그침에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하고자 함이 그쳐야 할 곳에서 그칠 줄 알아야 하는데 그 선이 어딘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욕심(慾心)은 생기고, 그들은 내가 너보다 하고자 하는 마음이 두 배나 많으니 나를 믿어달라고 외친다. 그러면 우리의 생활과 삶속에서 또 역사 속에서 이 두 경우는 왜 생기는 것일까, 윤리와 통념과 규범엔 과연 문제가 없었을까? 그 사회구성원의 욕심(慾心)에 의한 규정 때문에 로맨스가 불륜으로 인식되는 경우는 없었을까?

우리 역사에서 당시에 불륜으로 여겨졌던 일이 얼마나 많았던가.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4·19 혁명 등, 그 불륜으로 오늘 우리는 보다 평화로운, 보다 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 당시엔 법적으로 불륜이었고 욕심(慾心)이었으나 지금은 이를 두고 누구도 불륜과 욕심이라고 하지 않는다. 지나고 보니 그것은 순수함에서 발로한 욕심(欲心)이었고 로맨스였기 때문이다.
반대로 욕심(欲心)이었고 로맨스인 줄 알고 했던 일이 불륜이요 욕심(慾心)이었던 일도 있다. 3·15부정선거, 사사오입개헌, 5·16군사혁명, 12·12쿠데타, 5·17계엄령, 10월 유신 등, 결국 밝혀진 이런 불륜은 우리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했고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그런데 성공한(?) 불륜과 욕심에 의한 역사적인 결과물은 또 어떻게 인식해야 할 것인가 하는 숙제가 남는다. 옛날 이스라엘 왕 중에 솔로몬이 있다. 그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성경에 보면 다윗이 왕궁 옥상에서 밧세바가 목욕하는 것을 보고 심히 아름답게 생각했다. 다윗왕은 그녀가 자신의 충성스러운 장수인 우리아의 아내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남편을 일부러 전장의 최전방으로 내몰아 간접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후에 그녀를 자기의 아내로 맞았고 거기에서 얻은 아들이 솔로몬이다. 그가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동안엔 전쟁은 그쳤고 나라는 부강해졌으며 백성들의 삶은 비교적 평화로웠다. 그는 ‘잠언’, ‘전도서’, ‘아가’를 쓴 성경의 저자이기도 하며 지금도 지혜와 부의 대명사로 불리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시작은 그의 아버지 다윗이 저지른 불륜에 있었다. 우리 역사에서도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 이방원의 형제의 난 등 성공한 불륜이 있다. 이런 경우들을 대한민국 정치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지금도 로맨스인지 불륜이지 스스로 구분을 못하고 국민의 삶을 담보로 욕심(欲心)이 욕심(慾心)으로 변화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모양을 볼 수 있다.
최근 민주당은 지난 대선 때 국정원직원의 댓글사건과 세제개편 등과 관련해 야외투쟁에 나섰다. 이를 두고 새누리당은 지금은 국회 안에서 민생을 돌봐야 할 때이지 야외에서 투쟁할 때가 아니라며 구태정치라고 민주당을 비꼬며 불륜을 지적했다. 더욱이 야당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과의 대화제의도 거절한 상태여서 이런 불륜은 꽤 오래 걸릴 듯하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런 행태는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야당시절에도 있었던 일이라 국민들이 보기엔 ‘갑’과 ‘을’이 바뀌었을 뿐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대한민국 정치인 중 하고자 하는 마음을 두 배나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따라서 정치인들이 펼치는 불륜과 로맨스는 주인공만 바뀔 뿐 아마도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도 쭈욱~. 그러나 정치인들이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게 있다. 국민들이 불륜과 로맨스를 구분 못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정말 몰랐다면 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 4·19 혁명은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정치인들은 욕심(欲心)을 가장한 욕심(慾心)을 버리고 국민들에게 불륜이 아닌 로맨스로 다가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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