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 로또현상으로 변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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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로또현상으로 변한 현실
  • 이호재 고문
  • 승인 2013.04.2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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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사회가 참 큰일 났다고 한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예전과 너무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비인간적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데 경악하게 된다. 우리사회의 윤리붕괴, 가치관 전도의 현상이 어디까지 왔는가에 대한 수치적, 계량적인 평가는 함부로 내릴 수 없지만 몇 가지 상황이 우리의 낮은 윤리지수(倫理指數)를 나타내 주고 있고, 이를 참고로 해서 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특히 그 사례로 뇌물공화국의 오명, 부모자식간의 인륜파괴, 냉소주의 확산, 빨리빨리·대충대충 일하는 조급증,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법집행에 대한 비난, 부실공사로 인한 사고의 다발, 청소년의 흉포화, 가정파괴에 따른 결식아동, 소년 소녀가장 증가, 노인층에 대한 대책의 미흡,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정신질환자의 증가, 환경오염의 방치, 고액과외 성행 등등을 들 수 있다.

  이뿐인가, 물질 위주 황금만능의 사회분위기가 세대 차이 없이 팽배하다. 심지어 순수하고, 존중해야 할 ‘사랑’을 돈으로 사려는 그릇된 풍조 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 바로 전형적인 예라 하겠다. 돈이 있어야 질이 높은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지만 모든 것을 돈과 물질가치로만 판단하려 든다면 그것은 진정한 인간사회는 못되고, 그렇게 얻은 가치가 결코 행복을 가져다 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돈과 물질가치가 중시되고 존경받는 사회에서는 자연이 사치와 향락이 둥지를 틀기 마련이다. 사치는 한정된 자연지원을 극대로 소비하는 최악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향락 역시 인간의 본성 중에서 가장 저급한 것만을 누리려고 하는 비생산적이고 반도덕적인 행위가 아닐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법질서를 경시하는 풍조가 여전하다. 법이란 약자에게 불리하도록 되어있고 지킬수록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높아 법치국가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이에 따라 질서의식조차 낮아져 ‘정직하게 살면 바보 취급 받는다’는 의식이 있고, ‘약속을 지키면 덜 바쁜 사람으로 취급 받으니 시간을 제대로 지킬 필요가 없다’는 의식이 높아 공동체의 신뢰도가 매우 떨어지는 실상을 보인다. 이러한 법질서 경시와 정직이란 가치에 대한 평가절하는 우리 사회를 정신문화적으로 후진국으로 만들고 있다.
  그 무엇보다, 가정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가정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것은 이제 우리네 가정으로부터 마음이 떠나는 청소년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닌가 싶다. 이미 70년대 산업사회의 개막과 더불어 가정의 붕괴가 시작되었지만 90년대 이후 지식정보화와 디지털혁명의 높은 파도가 이기주의를 심화시켜 가정파괴를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가정의 붕괴, 가족해체는 인간세상에서 전쟁과 버금가는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들어 이혼율이 40%에 육박한다는 통계에 접하고 보면, 도대체 결혼을 하는 이유를 알고나 있는지 걱정이 된다. 가정을 세우는 것도, 가정을 파괴하는 것도 부부라고 한다면 자녀들은 오로지 부부의 선택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불행한 존재가 아닌가 싶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은 출생에서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인간 복지문제를 말하지만, 한편 다른 의미로는 가정의 소중함을 일컫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노동을 경시하여 땀 안 흘리고 잘 살려는 잘못된 풍조가 판을 치고 있다. 이른바 대박주의라고 불리는 한탕주의 또는 ‘로또현상’이 사회 전체에 파급되어 진지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하면서 살아가려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지금 청년실업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시골에서는 일손이 달려 농사를 제 때 못 지을 정도이다. 또 중소기업에서는 기계를 놀리는 곳이 많을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한 일자리만 찾는 대졸청소년들은 실업자로 놀고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인성은 가정에서 키워진다. 가정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의 출발점으로써 매우 소중한 곳이다. 그리고 취학 이후에도 가정은 아이의 성장을 위한 영원한 학교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 올바른 인간 교육이 우선 되어야 한다.
  이제 한탄만 할 때가 아니다. 사람은 관 뚜껑을 닫을 때 비로소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같은 시간을 사는 동안 결코 세월을 허송해서는 안 된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그러면 어떻게 사는 것이 지혜로운 삶인가? 열심히 사는 사람, 적당히 사는 사람들은 그 대가를 받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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