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땅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 연간 123억원맑은물 공급사업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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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땅속으로 버려지는 수돗물 연간 123억원맑은물 공급사업으로 해결
  • 정태현
  • 승인 2013.04.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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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물 부족으로 인한 인류의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8년 7월, UN은 세계 물 부족 인구가 현재 7억 명에서 2025년에는 30억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OECD의 ‘2030 환경전망보고서’는 앞으로 기후 변화, 물 부족 및 대기오염 문제 등이 더욱 심화되고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인구가 2030년에 현재보다 10억명이 증가하여 총 39억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더 이상 남의 나라 사정이 아니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형적, 계절적 영향으로 강수량의 편차가 심하고 유럽의 선진 국가들에 비해 1인당 물 사용량이 2배 가까이 많으며 앞으로도 생활패턴의 변화, 핵가족화 등으로 당분간 물 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새로운 수자원을 개발하여 맑고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댐은 건설적지를 찾기가 쉽지 않고 자연환경 파괴와 같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 뿐 아니라 환경단체와의 마찰, 주변 지역민에 대한 보상 등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이렇듯 물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새롭게 개발할 수 있는 수자원은 부족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물을 아껴 쓰고 버려지는 물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누수로 인해 새어나가는 “물”관리 대책이 절실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환경부가 발표한 2011년도 상수도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도내 누수율은 19%(5천2백8십만 톤)로 전국 평균 10.4%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주시의 누수율은 29.5%에 달하며 누수량은 도 전체의 50.8%(2천6백8십만 톤)를 차지할 만큼 높은 실정이다. 전주시의 누수율이 이렇게 심각한 이유는 과거 생산과 급수시설 확충에 급급하여 기존 상수도관의 유지관리에는 제대로 투자를 하지 않아서 비롯된 문제로, 전체 상수도관 중 1990년 이전에 매설된 관이 47.3%(전국 평균 22.7%)로 노후관로가 많고 가지식 관망으로 형성되어 있어 수압편차가 심하기 때문이다.

 상수도 관로의 노후화와 수압편차는 관경 축소와 통수 능력 저하를 촉진하여 출수 불량, 관로 파손, 잦은 누수사고, 녹물 발생 등과 같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누수율을 낮춰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는 계획적인 노후관 교체와 선진 상수도 관망체계를 도입하여 체계적으로 관망을 관리해나가야 하며 지속적인 유지관리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인 계획수립과 장기적인 예산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정부에서는 상수도 분야가 지자체 고유 사업영역이라는 이유로 국고 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많은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초기 성과가 미미하고 도로굴착이 필수인 사업의 특성상 시민불편이 불가피하여 자치단체들이 쉽게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전주시는 시민들에게 맑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2006년 유수율 제고 계획을 수립하여 수돗물의 생산과 공급 등 상수도 전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대책 마련을 준비하였으며, 2007년 유수율 제고를 위한 기본계획 용역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 결과 누수가 심한 구도심에 대한 노후관 전면 교체와 급수구역 전체에 대한 블록시스템 구축, 선진 관망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하여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703㎞의 노후 상수도관을 교체?개량하고 선진 관망관리 체계인 블록시스템을 도입하여 유수율을 선진도시 수준인 80% 이상으로 향상시켜 누수로 낭비되는 수자원을 절약하고 시민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2009년부터 『상수도 전면개량을 통한 맑은물 공급사업』을 전국 기초단체 중 최초로 시작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

 시민들께서 불편을 참아준 결과 사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8백4십만 톤의 누수량이 감소하여 33억원의 절감 효과를 거두었으며,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연간 2천만 톤 가량의 누수량이 감소되어 연간 78억여 원을 절감하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게 절감된 예산은 상수도 개량사업에 전액 재투자하여 2020년까지 전국 최우수 품질의 수돗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물은 곧 생명이고 수자원은 다른 곳에서 빌려 올 수 있는 것이 아닌 한정된 자원이며, 대체자원이 없는 물이 석유보다 더 중요한 자원이 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 누수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수자원 보존과 더불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맑은 물을 우리에게 돌려 줄 것이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은 건강한 미래를 위한 투자일 것이다.

 

※ 용어설명
  - 유수율 : 생산?공급된 수돗물 중 요금수입으로 받아들이는 수량의 비율
  - 블록시스템 : 누수관리 및 비상시 공급을 위해 경계가 분명하게 잘 구획되어 운전되는 고립된 단위 배수구역을 설정하여 관리하는 상수도 공급시스템

정태현  전주시 맑은물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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