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자주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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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주인이 되어야 한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2.08.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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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주인과 나그네 주인 민주 국가의 주인(主人)은 누구나 나라의 ‘주인’이며 국민 이외에는 그 누구도 주인이 아니다. “주인”이라고 불리 우는 사람은 지나가는 나그네도 아니며 찾아온 손님도 아니다. 그는 어떤 사람의 부림을 받는 노예나 시종(侍從)도 아니며 고용된 일꾼도 아니다.

그러므로 그를 간섭할 사람도 없고 무엇을 강요할 사람도 없다. 개인에게는 소유물이 있고 그것을 누구의 간섭 없이 사용하는 권한이 있으며 그것을 지키고 아끼려는 욕구가 있다. 그가 방종하여 탕진하면 결국에 그는 더 이상 주인노릇을 못하게 되며 남의 간섭과 강제를 받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러므로 주인이 자유로이 존재하는 것은 남의 강제나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다스리고 스스로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닌다. 그런데 여기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참 주인’이요, 또 하나는 ‘나그네 주인’이다. 참 주인이란 주인 구실을 할 줄 아는 것이요, 주인다운 자격과 실력을 갖추고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진짜 주인이요, 주인다운 주인이요, 사실상의 주인, 실질적인 주인이다. 거짓 주인이란 주인 구실을 못하는 것이요, 주인다운 책임과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허수아비와 같은 주인이요, 있으나 마나한 주인이다. “그대는 주인인가. 나그네인가?” 이는 도산(島山) 안창호(安昌浩)선생의 날카로운 질타의 말씀이다. 때로는 이런 말로 우리들 자신을 잣대질해 볼 일이다. 주인정신이란 내가 나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정신이다. 내 운명을 내가 개척하고 내 미래를 내가 결정한다는 정신이다. 우리는 먼저 자주인(自主人)이 되어야 한다. 자주인은 먼저 자기를 믿는다. 내 일은 내가 하고, 우리 일은 우리가 한다는 자조자립의 정신을 갖는다.

주인과 머슴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주인은 자기 일이니까 열심히 하지만 머슴은 월급을 받기 위해 일을 한다. 주인은 힘든 일도 즐겁게 하지만 머슴은 억지로 한다. 주인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고통을 참고 견딜힘이 있지만 머슴은 일이 힘들고 어려우면 도망친다. 주인은 내일을 내다보지만 머슴은 오늘만 때우려고 한다. 주인은 손해를 보더라도 필요한 일은 하지만 머슴은 손해 보는 일은 하려고 하지 않는다. 주인은 당근과 채찍이 없어도 움직이지만 머슴은 당근과 채찍 때문에 움직인다. 안창호 선생은 독립운동가로서 “잘 되고 못 되고 가 다 나에게 달렸다고 느끼는 강한 책임감이 곧 주인정신이며, 주인이 된 사람은 자기 집안 일이 어려운 경우에 빠질수록 그 집에 대한 염려가 더욱 깊어져서, 그 어려운 경우에서 건져낼 방심을 세우고 마니, 모든 젊은이에게 주인의 자격을 가지게 하는 일이 정신적 국적을 찾는 일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더라도 ‘우리가 주인이다’ ‘내가 주인이다’라는 생각이 그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운(國運)을 좌우할 중대한 역사의 전환점에 서있다. 정치는 정쟁과 혼미를 거듭하고 있으며 경제는 난국타개를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제몫 지키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또한 사회의 주인인 구성원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혼란의 와중에서 방향감과 의욕상실에 빠져 있다. 지역 간 ? 계층 간 갈등이 증폭된 나머지, 화합과 국민 대통합이 점점 더 요원해지지나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나는 내 인생의 참 주인 구실을 하고 있는가? 나는 내 가족에, 내 직장에, 내 고장이나 나라에 우리는 ‘참 주인이 였던가’를 계속 물어가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 모두는 이 사회의 주인들이다. 주인정신은 자존심을 가져야 한다. 사회가 안정되고 나라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주인들이 주인구실을 제대로 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인 주인들이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할 것이다. 생각과 행동, 모든 생활면에서 합리주의가 지배해야 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보장된다면, 어떤 갈등이나 분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마련이다. 비리와 폭력과 몰상식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법과 질서의 존중은 말할 것도 없고 발전을 향한 진취역량도 생겨나기 어렵다. 참 주인 노릇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는 거짓 주인, 가짜 주인, 주인 구실을 못하는 주인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 스스로에게 엄숙히 물어야 한다. 하기야 인간의 삶에는 많은 것을 갖추고 태어났어도 자기의 생을 아름답고 보람 있게 살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아무 가진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스스로 노력하여 누구보다도 보람 있고 만족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어떻든 12월 18대 대선에서는 괴로운 일이 많더라도 빠짐없이 투표에 참여하자. 보람 있고 만족한 삶이란 바로 자기가 서 있는 자리를 자신 있게 잘 지키며 소속해 있는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그 사회에 꼭 필요한 인간이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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