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절약기술로 물 부족 시대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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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절약기술로 물 부족 시대 준비하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10.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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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식량과학원 간척지농업과장 이경보
(☎ 063-840-2108) lee1214@korea.kr

지난 6월 22일 G20 농업 수장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농산물 가격 급등 추세로 식량 수급 불안정이 야기되는 것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지난 4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식량파동을 경고한바 있지만 이를 차치해두고라도, 최근의 국제 곡물가 상승은 지구촌 곳곳의 식량 폭동으로 이어진데 이어 올해 들어 중동권 국가의 반정부 시위에 매개체가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 곡물가 상승을 야기하게 된 근본 원인은 기상이변이라는 것에 큰 이견이 없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기상이변이 이미 10년 전부터 일상화된 현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산업 활동이 기상이변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지만, 일조와 강우 등 기상환경에 크게 의존하는 농업은 기상이변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기상이변에 따른 농작물 영향에 대한 세계 각국에서는 이와 관련된 활발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물 절약에 대한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농업분야와 관련하여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우리나라의 기상이변 현상은 강우일수 감소, 집중호우와 가뭄일수 증가로 요약할 수 있다. 서로 상반된 것처럼 보이는 가뭄과 집중호우 증가는 결과적으로 물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만큼은 유사하다고 하겠다.

강우일수는 줄어들지만 집중호우가 늘어나게 되면 강우의 강도가 커져서 한번에 많은 비가 오기 때문에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물이 부족해짐으로 작물이 물을 필요할 때 활용 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는 물 부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벼농사를 위해서 관개용수를 절약할 수 있는 관개방법을 통하여 논물 사용 절약을 실천함으로써 앞으로 닥쳐올 물 부족 시대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효율적인 논 관개방법이 개발되어 관개용수량을 줄일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 물로 인한 문제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국내에서 물절약을 위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며, 앞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물 절약을 위하여 농경지에 적정 관개량의 공급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논농사에서 물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원으로 인식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자칫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으나 지금과 같이 농업용수를 풍족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보와 수로 등 농업 기반시설에 많은 투자가 있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향후 물 부족으로 농업용수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농업에서 물 또한 소중한 농자재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논농사에 물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논에 물을 대는 관개방법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 논에 관개용수를 지속적으로 흘러넘치도록 대는 흘러대기를 지양하고 물이 줄어드는 것을 고려하여 주 1회에서 2회 정도 관개하는 것이 벼 수량에는 차이가 크게 없으면서도 물을 절약할 수 있다.

이앙 초기에는 깊게 물을 대더라도 이앙 후 25일 이후부터는 논 표면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간단관개를 하면 물을 22~23%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담수된 논 토양은 대기로부터 산소공급이 원할하지 않기 때문에 토양내 유기물은 혐기적 분해과정을 거치면서 여러가지 미량 가스들이 방출하게 된다. 벼 재배시 간단관개를 실시하면 토양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함으로서 메탄 생성을 감소시켜 상시담수에 비하여 메탄 배출을 약 30% 줄일 수 있다.

논에서의 최적 물관리는 농업용수의 절약과 논의 환경보전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물관리는 관습적으로 상시담수 위주의 관개를 하여 관개효율이 낮아 과다한 농업용수가 사용 되었다.

우리나라 농경지의 60%를 차지하는 논은 벼 생육기간 동안 많은 물을 필요로 한데, 우리가 소비하는 물의 48%가 농업용수이며, 농업용수 중 89%가 논농사에 활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물 부족을 대한 물 절약 농법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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