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만능주의 착각에서 깨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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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만능주의 착각에서 깨어나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11.09.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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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무엇을 위해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근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를 들여다보면 참으로 위태위태한 일들이 많다. 마치 만취한 트럭이 대낮에 대로를 폭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반인륜적 범죄, 연이어지는 자살 행렬등 온갖 비리로 얼룩진 기업인과 공직자들, 장기적 경제 침체로 인해 거리로 내몰린 아버지들, 눈먼 돈 코 묻은 돈 가릴 것 없이 반칙과 편법으로 우선 제 호주머니부터 챙기고 보자는 한탕주의…등등. 눈부신 경제성장률을 밑거름 삼아 마치 세계를 호령하듯 대한민국호의 욱일승천(旭日昇天)하던 기세는 이제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방향타를 잃고 좌초 위기에 내몰린 일엽편주처럼 위태위태하기만 하다.근면과 성실, 지혜와 총기로 무장되었던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깊은 수렁으로 떨어진 것일까?

총체적 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어디 한 군데 성한 곳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우리 사회가 재성장 엔진을 달기란 과연 불가능한 것일까? 하기야, 문제는 어디에나 있고, 문제 있는 사람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존재한다. 분명 우리 사회에도 사회가 갖는 특유의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저것이 우리의 병이다’라고 판단내리기는 쉽지도 그리 녹록하지도 않은 문제이다.교통질서만 해도 그렇다. 물론 필자도 우리나라를 깎아내리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부 개인의 문제를 가지고 일반화 시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들은 우리 스스로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 가운데 인정하기는 싫지만 한국병이라고 불릴 만한 징후를 여기저기서 감지할 수 있다.

가장 치명적인 원인으로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을 들고 싶다. 원칙(原則)이란, 말 그대로 근본이 되는 법칙을 말한다. 즉,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준들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서는 원칙이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 사회 특유의 융통성이라는 말로 교묘하게 위장되어 그다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는 흔히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로 융통성을 든다. 융통성이라는 말은 언제부터인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졌고, 심지어는 사회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의 하나로 여겨지기도 한다. 정해진 규칙대로 한다거나, 관행처럼 행해지는 대로 따르지 않고 자기 소신대로 막무가내로 밀고 나가는 사람은 그 조직에서 환영을 받지 못한다.

한마디로 꽉 막혔다는 평을 듣거나 심지어 출세하기는 애초에 글렀다고 손가락질까지 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온갖 종류의 불법과 부패가 바로 이 융통성이란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실재로 우리 사회는 지금 어떠한가. 원칙보다는 갖은 편법이 융통성이라는 이름하에 우리 사회를 중병 들게 하고 있다. 원칙적으로는 안 되는 일인 줄 알면서도 안면으로, 지연으로, 학연으로, 또는 금전으로 끝없는 융통성을 발휘한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나 하나만 편 하자, 내 가족만 잘되자, 하고 시도 때도 없이 행해지는 융통 성 발휘가 결국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한국사회의 불법과 부패를 불러온 것은 아닌지,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더 많은 사회적·국가적 자원을 낭비케 한 것은 아닌지, 우리는 이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

한국병의 원인 가운데 하나는 물신(物神)승배에 따른 도덕적 타락에서도 찾을 수 있다. 물신승배란? 시쳇말로 불문곡직하고 ‘돈이면 다’라는 게 아닌 가. 돈이 인격이요, 돈이 정의요, 돈이 권력인 사회… 그야말로 정의가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는 사회가 아니라 돈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라면 너무 가혹한 평일까.

그런데 이러한 물신 승배주의가 우리 사회를 이만큼이나 일으켜 세운 경제성장에서 야기 되었다는 점을 상기해 본다면, 자본주의라는 동전의 앞뒷면을 보는 것 같아 실로 아이러니하다.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매우 급속도로 변화고 있다.

여기에 산재한 문제들도 결코 해결하기가 만만치 않은 것들이다. 이 모든 과제는 얼핏 피할 수 없는 장애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자. 이 또한 결국 동전의 양면 같은 게 아닌가. 이것을 어떻게 뒤집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한탕주의는 황금만능주의에 따른 도덕적 타락을 반영하고 있다. ‘돈 되는 일’이라면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불나비처럼 뛰어드는 사회현상들을 보고 있노라면 왜곡된 천민자본주의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입맛이 영 개운치 않다.

그러나 진실은 통한다. 그모든것을 돈으로 행하려는 생각은 버리고 정의와 진실이 살아 숨쉬는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할것이다.내일과 이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면서 황금만능주의에서 탈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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