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보기가 부끄럽지 않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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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기가 부끄럽지 않으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5.22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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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지난 3개월 동안 인천과 서울에서 전세 사기를 당한 20~30대 젊은이 4명이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속칭 빌라왕이라는 사기꾼에 속아 수천만 원의 전 재산을 날리고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진 이들에겐 죽음이라는 길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보였다. 젊은이들은 잘살아보기 위해 온 힘을 다했으나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신을 더 이상 버텨낼 언덕을 찾지 못한 채 죽음의 절규만 부르짖다 아까운 청춘을 던졌다. 

전국적으로 올 들어 사기꾼들에 떼인 전세금만 넉달새 1조800억 원에 이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을 당할지 두렵다. 이들에게 적용되는 말은 ‘N포세대’, ‘이생망’일 뿐이다. 
죽음과 맞바꾼 젊은이들의 전세금 수천만 원을 능가하는 연간 세비 1억5500만 원을 받는 국회의원들이여,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하여”라고 주문처럼 외쳐대는 그 위선의 가면을 벗고 진심으로 위국진충(爲國盡忠)의 모습을 보여라. 더 이상 젊은이들의 희생을 방치하지 말길 바란다. 지금도 국회의사당 주변에는 “살려달라”는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절규가 귓전을 때리고 있다. 더 이상 젊은이들이 절망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국회가 앞장서라. 하루가 멀다고 여야가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식 정책을 남발하고 당권경쟁에다 계파싸움으로 날새는 줄 모르는 난장 속에 아까운 청춘들은 사기꾼에 속아 길거리로 쫓겨나 극단적 죽음으로 비정한 이세상을 원망하며 구천을 떠돌며 울부짖는 저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윤석열 정부는 국회를 통해 전세사기 특별법을 제정하도록 하고, 정치권을 비롯한 검, 경, 국세청, 부동산 중개업자 등으로 구성된 특별 합동 수사팀을 만들어 이에 연류된 계획적 사기조직 집단에 대해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일망타진, 지구 끝까지 추적해 다시는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는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코인’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코인투자’ 의혹 사건은 젊은이들을 또 한번 좌절케 했다. 코인 투자 금액이 서민들의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데 다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 중에서도 수시로 코인(가상화폐)을 거래한 것으로 드러나 국민의 혈세를 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국회를 개인 투기장화까지 했다. 
평소 그는 본인 스스로 서민을 위한 정치인임을 내세우며 매일 라면을 먹고 구멍 난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며 ‘서민 코스프레’까지 했다. 이런 그의 말과 행보는 상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언론에선 김남국 소유 추정 코인지갑의 주소가 여러 개 나왔다는 보도와 함께 김 의원이 지난 1~2월 사이 가지고 있던 위믹스 코인 보유량의 가격이 60억 원대에 이른다고 했다. 여기다 김 의원은 코인으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소득세 부과를 유예하는 법안에 공동발의까지 해 파렴치한 극치를 보였다. 그의 이런 이해충돌행위는 대장동 특혜 의혹 등과 관련해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닮은 점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런 민주당 일부 전·현 의원의 부도덕한 행위는 김 의원뿐이 아니다. 전 민주당 대표였던 송영길씨가 연루된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사건도 당권욕이 넘친 부도덕한 정치인의 단면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의원이 2명에 이르고 있고 앞으로 수사를 받을 의원의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많아 보인다.
어쩌다 대한민국 거대 야당이 이렇게까지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당하는 수모를 받게 되었는가. 한때 독재정권 아래서 옥고를 치르고 산화한 민주화 선배들이 지하에서 통탄할 일이다. 문재인 정권의 후계자로 급부상하며 가장 정의로운 인물처럼 거론되다 자녀 입시비리로 부도덕의 민낯을 드러낸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롯해 온갖 범죄혐의 의혹에도 교도소행을 면하기 위해 국회의원 뱃지를 달고 당 대표까지 오른 사람을 방탄국회라는 오명까지 덮어쓰며 감싸주는 더불어민주당의 현실에 국민들은 분노 하고 있다. 
일부 수구세력 기득권 정치인들의 공통점은 거짓말과 남탓으로 축약된다. 민주당은 의혹에 휩싸인 이들을 감싸며 ‘검찰각본’, ‘야당탄압’ 등을 내세우며 부인을 하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탈당 등으로 도마뱀처럼 꼬리 자르기로 순간을 회피해 왔다. 어쩌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국민을 보듬고 민생을 살펴야 할 위치에서 이권단체와 업자들의 로비 대상이 되고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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