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나면 일단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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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면 일단 도망가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5.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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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소방서 예방안전팀장 김상순

 

지난 4월 초에 익산시의 요청으로 민방위대원 소방안전교육을 하면서 “화재 발생 시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하죠?”라고 물었을 때 대부분의 답변이 “주위 사람들에게 알린다.”, “불이야! 하고 외친다.”, “119에 먼저 신고한다.”,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한다.” 등등 요구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것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소화기로 화재를 진압해야 한다.” 등으로 소방안전교육을 받아 우리 머릿속에서는 그렇게 인식하고 몸이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불이 났을 때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건물 내 화재하중이 큰 현대 화재의 특성상 급격한 연소 확대와 더불어 각종 화학제품이 연소하면서 발생시키는 유독가스로 인하여 대피를 서두르지 아니하면 소중한 생명을 잃을 개연성이 높다. 그래서 이제는 불나면 119신고와 화재진압이 먼저가 아니라 ‘대피 먼저’로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불이 나면 먼저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 다음 119에 신고하고, 혼자서 진압이 가능한 작은 화재의 경우에는 출입구를 등지고 소화기 또는 소화전을 활용하여 진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때도 1차 진압에 실패하면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출입구 쪽에서 진화하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화재 시 신속하게 대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집집마다, 직장마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알려주는 화재경보기를 설치해야 한다. 물론 소방시설법에 의하여 의무적으로 화재 감지기와 연동되어 화재경보기가 설치된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가격이 저렴한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손수 구입하여 설치해 놓으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주택에서 단독경보형감지기가 작동하여 즉시 대피하거나 초기에 진화를 하여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막대한 재산피해를 줄인 사례는 너무 많아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이다.
우리들은 어렸을 때 학교에서 누군가의 장난에 의하여 아니면 화재감지기의 오작동에 의하여 발생한 가짜 경보에 익숙해져 있어 어디선가 화재경보가 울려도 즉각 몸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이거 누가 장난하거나 오작동이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과 불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경보를 무시하다 보면 대피의 골든타임을 놓쳐 대피 불능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10번을 속아도 1번의 진짜 경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화재경보를 믿고 대피하는 훈련을 반복해야만 우리의 몸이 대피에 익숙해질 수 있다.
소중한 생명이 재산보다 먼저다. 우리는 화재 경보가 작동하면 먼저 대피하고 봐야 한다.
불을 목격하거나 화재경보가 울리면 묻고 따지지도 말고 일단 건물 밖으로 도망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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