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54  
상태바
월드 클래스 손흥민54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4.24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손흥민은 4월 15일 밤 11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또다시 득점했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이반 페리시치가 잡아내 넘겨주자 손흥민이 왼발 슛으로 슈팅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비록 2대 3으로 패했지만,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로 공격본능이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또다시’라고 말한 것은 30라운드 브라이튼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라서다. 이번 시즌 처음 작성한 두 경기 연속골이기도 하다. 더구나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가운데 터트린 골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흔히 하는 말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손흥민의 골이라 할까.

현재 클린스만 감독은 유럽파 점검을 위한 출장중이다. 이미 알려졌다시피 현역시절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렸던 클린스만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뛴 선수다. 그 첫 일정으로 영국을 방문해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은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에 마이크를 잡고 “집에 돌아와 기쁘다. 이곳에 오면 언제나 가족에게 돌아오는 기분”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한국의 감독이 돼서 기쁘다. 쏘니(손흥민)는 한국에서 매우 특별한 선수다. 다음 월드컵까지 쏘니를 지도하게 돼서 너무나 좋다”고 손흥민의 골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팬의 기대가 큰데 월드컵을 잘 준비하겠다. 내년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싶다. 경기장에서 한국 팬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페리시치의 두 경기 연속 ‘손흥민 도우미’란 점이 눈길을 끌기도 한다. 동선이 겹쳐 손흥민 부진의 한 이유로 지적됐던 페리시치의 도움을 받아 넣은 골이어서다. 3월 9일 100호골을 넣은 다음날 영국 유력지 ‘이브닝 스탠더드’를 통해 “득점왕 압박이 컸고, 내 위치에서 뛰면 골을 더 넣을 수 있다”는 손흥민의 고백과 겹쳐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페리시치 도움이라 할까.
아무튼 “손흥민 활용법을 개선하면서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탈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한 풋볼리스트(2023.4.17.)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8골, 컵대회 포함 12골을 기록 중이다. 이날 득점으로 통산 143골이 됐다. 2015년 토트넘 합류 후 EPL 101골, 자국 컵대회 18골, 유럽대항전 24골을 기록했다.
이 기록은 토트넘 역대 공동 6위다. 저메인 데포의 기록과 같다. 저메인 데포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총 9시즌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토트넘 소속으로 10골 이상 넣은 시즌이 5차례였다. 당시가 전성기였고,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57경기 20골을 넣은 토트넘 간판 스타였다.
풋볼리스트가 전한 ‘이브닝 스탠다드’에 따르면 손흥민은 “아직 뛸 날이 몇 년 더 남았다고 생각한다. 계속 골을 늘려가겠다. 더 높은 순위에 올라가고 싶다. 그러니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며 토트넘에서 앞으로도 활약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우리 팀에서 수년간 활약하고 있는 건 큰 영광이다. 이 득점 기록을 의식한 건 전혀 아니고, 팀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하지만 저메인 데포 같은 선수와 비교되는 건 큰 영광이다. 스퍼스의 전설이고 스퍼스를 위해 많은 골을 넣은 분이다. 그래서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렇듯 손흥민은 토트넘 역대 득점 순위에서 한 명씩 넘어서고 있다. 5위 클리프 존스(159골)를 넘어서는 시점이 언제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2위부터 5위까지는 모두 은퇴한 선수들이지만, 그러나 손흥민이 역대 1위에 오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역대 득점 1위는 274골(풋볼리스트, 2023.4.17.)을 넣은 동료 해리 케인이다. 손흥민과 나란히 기록을 늘려가고 있기 때문에 케인의 기록은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아무튼 손흥민이 골을 넣는 건 계속 역사를 쓰는 일이다.
한편 손흥민은 지난 3월 17일 2022년 세계스포츠협회(World Sport Association)가 주관하는 ‘축구 평판상(Football Reputation Awards, FRA)’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토트넘 구단은 “매년 시상하는 이 상은 지난 1년 동안 스포츠가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높인 모범적인 클럽과 선수에게 수여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3개의 상(클럽, 선수, 은퇴한 선수)이 주어진다. 이 상은 유럽 축구계에서 현재 선수로 활동하는 인물과 은퇴한 선수·심판·감독·임원과 언론인의 투표로 결정된다. 10개 카테고리에 걸쳐 평가되며 사회에 긍정적인 모범을 보이고 평화, 지속 가능성, 건강한 삶을 촉진하고 차별·불평등·빈곤에 반대하는 것을 포함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은 지난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뛰어난 기량을 뽐내며 대한민국과 아시아 전역의 어린 선수들에게 영감을 줬다. 또한 축구를 떠나 전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헌신했다. 그의 영향력을 이용해 지난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글로벌 친선대사(Global Goodwill Ambassador)에 임명됐다”라고 알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