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고독한 사회 해결책은?    
상태바
1인가구 고독한 사회 해결책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3.13 14: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 주필

 

보건복지부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독사 실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최근 5년 동안 가족이나 친척 등 주변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사람이 홀로 죽음을 맞고 일정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발견되는 사례에 관한 현황과 특징을 밝힌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고독 사는 총 3,378건으로, 전체 사망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6%였다. 성별로는 남성의 고독사가 여성에 비해 훨씬 많았으며, 연령을 구분할 경우에는 50~ 60의 고독사 비중이 가장 높았다.

우리 사회에서 다수의 50 ~60 중장년 남성들이 고독하게 생을 마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누구든지 인생을 살다가 어느 지점에 이르면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거치게 되는데, 오늘날 한국 남성들은 50∼60대 나이쯤에 직장을 잃고 가정사로 갈등하고 건강 문제로 스트레스 받을 때가 많다. 이 과정에 혹시라도 가족과 떨어져서 외롭게 지내거나 지인들과 교류를 단절한 채 생활하면 사정은 급격히 나빠진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것과 고독사 증가를 연관 짓는다. 
보건복지부 조사에서 이런 사실은 어느 정도 확인되는데, 숫자상 주된 고독사 발생 장소는 주택과 아파트이지만 1인 가구의 대표적 거처인 원룸도 상당한 관련성을 가진 공간이기 때문이다.
고독한 죽음과 그 발생 환경은 근래 들어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니다. 꽤 오래전부터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움직임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정보 전달방법과 이동수단이 고도로 첨단화되었고 사람들은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디지털혁명과 시간의 질주를 뒤쫓았다. 그것이 만물의 관계를 바꿨다. 또 기술발전만큼 손에 잡힐 듯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경제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있었으니 새로운 가족 유형의 확산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오늘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매우 다양하다. 지구촌 전체로야 여전히 인구의 절반 이상이 핵가족을 이루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1인 가구, 별거가족, 무자녀 부부가족, 편부모 가족, 이혼·재혼 가족, 동성애 가족 등으로 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특히 1인 가구는 유럽연합 회원국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급증 양상을 보인다. 우리나라도 농경시대의 대가족과 산업화 시기의 핵가족을 거쳐 지금은 세 가구 중에 하나가 1인 가구일 정도로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우리사회의 1인 가구 증가 추세는 저출산 고령화와 여성 지위 향상, 도시화와 교통·통신 발달 등 복합적인 시대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다 폭풍처럼 지나간 IMF 금융위기는 기업 조직을 재구성하고 개인을 재발견하는 분기점이었다. 그때를 전후로 특별한 경우 말고는 정년까지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해주던 평생직장이 점차 사라지고 비교적 큰 어려움 없이 굴러가던 노동시장 상황이 달라졌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글로벌 차원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는 모든 사람들이 상호 고립과 비대면 상태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바람에 일상의 대혼란을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비자발적이고 경제적으로 취약한 1인 가구는 쉽게 외로운 죽음의 위험에 놓였다.
나쁜 조건의 1인 가구 생활자는 가족이나 지인으로부터 물질적·정서적 지원을 구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전혀 예기치 못한 사고에도 외부 도움을 찾기가 어렵다. 이러한 사례는 쌓이면 쌓일수록 개인 삶의 질과 사회적 안정에 위협이 된다. 
선진국들은 1인 가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돌봄과 주거와 과세 정책을 종합적으로 세운다고 한다. 효과적인 1인 가구 대책이 고독사 예방책이다. 우리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때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