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금 같은 의사봉(議事棒)의 권위와 그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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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 같은 의사봉(議事棒)의 권위와 그 무게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3.07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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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우리 사회에서 의사봉(議事棒)은 권위를 상징한다. 
의사봉을 3회 탕,탕,탕, 내리치는 묵직한 그소리는 회의의 시작과 끝을 알리거나 주요 국면을 매듭짓는 신호가 된다.

으레 이 작은 나무 망치는 법정의 것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실제 사법부는 권위주의를 벗기 위해 1966년부터 법봉을 쓰지 않고 주문을 낭독해 판결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금은 국회와 의회, 위원회 등 공공의 의결 자리에서 쓰는 의사봉이 보편적이다.
문득 의사봉의 유래가 궁금해졌다. 헌데 인터넷을 뒤져봐도 명쾌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흘러가는 설을 옮기자면 광복 이후 하와이 교민회가 정부에 기증한 ‘의사봉과 판’이 시초였다는 주장이 있다. 제헌국회에 근무한 직원의 증언이 있었다고 근거까지 전해지지만 최초 여부를 규명하기는 어렵다. 또 외국의 영향을 받아 임시정부 때부터 의사봉이 쓰였다는 설도 있다. 꽤 오랜 역사를 가진 것 만은 분명한 듯 하다.
의사봉을 내리치는 횟수인 ‘3타’의 유래도 여러 갈래다. ‘선포, 확인, 승복’을 의미한다는 해석부터 ‘천(天), 지(地), 인(人)’ 등 고대 역사, 종교 분야에서 근원을 찾는 추측도 있다.
국회도 의사봉과 관련된 자료가 많지 않다. 국회에 전시된 의사봉의 안내문을 살펴보면 1948년 제헌국회가 개원한 때부터 회의 진행의 각 단계마다 명확성을 기하기 위해 관례적으로 사용돼 왔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기원은 다소 분분할 지라도 의사봉이 가진 힘만은 분명하다. 의사봉을 차지하겠다며 밀치고 넘어뜨리는 국회의 새삼스럽지 않은 난투극은 언제나 의사봉의 힘을 느끼게 한다. 
또 가까이는 수백조원의 국가 예산안 심의통과와 민생법안을 비롯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문화, 사법, 행정 등 모든 법안이 입법부의 의사봉을 통해 처리되니 그 무게를 가히 가늠할 수 있다.
민의(民意)의 전당인 국회에서는 회기가 열릴 때면 수백번의 의사봉 타봉 소리가 울리며 국정 현안이 좌지우지 된다. 
그런데 새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되도록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77건의 각종 현안 법안을 제출했다고 하는데 단 한건도 처리해주지 않아 민생법안처리 등 국가 정책수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 
속담에 고래싸움에 새우 등터진다는 말처럼 여·야 정쟁으로 국민 생사에는 안중에도 없이 다수의 야당 의석수를 내세워 정부의 법안을 묶어놓고 식물정부를 만들어 파멸을 꾀함으로써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장은 국민이 가장 불신하고 있는 국회의원 수를 50명이나 더 증원 하겠다고 발표함으로서 국민들의 심기를 더욱 불쾌하게 하고 적극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 즉 입법부가 국민의 선택을 받은 자리라면 여·야 정쟁을 떠나 의사봉의 힘과 무게를 정의롭고 완급을 가려 신속하게 처리 통과 시켜 나라 살림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지원해야 하고 그 천금같은 의사봉을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해 힘차게 두들겨 주기를 온 국민은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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