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윤리(倫理)는 살아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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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윤리(倫理)는 살아있는가?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2.2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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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사람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든지 행복을 추구한다.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더불어 잘 살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질서가 잘 유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조부모나 부모의 훈계를 통한 밥상머리 교육과 학교 교육을 통하여 어려서부터 윤리관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정교육의 기회가 적어지고, 학교 교육마저 윤리 도덕 과목이 약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교육마저 허물어지는 실정이다.

어린이나 학생들이 길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좋지 못한 짓을 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못 본 체하는 어른들, 학교에서 선생님이 열심히 교육하는 단상에 누워 전화기를 매만지는 학생, 또 이를 못 본체 강의 만 계속하는 선생님, 이 모두가 예의 도덕 불감증에 걸린 우리 사회의 단면이라 생각할 때 참으로 우려스럽고 서글픈 감을 금할 수가 없다.
윤리와 도덕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을 가르치고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부모나 어른들의 책임이 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책임 또한 적지 않다고 본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축구선수 손흥민의 예를 들어보자 손흥민은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엄격한 가정교육을 통하여 축구에 관한 기술교육도 중요 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인성(人性)이 더 중요하다는 교육을 철저히 받았기에 외국에 나아가 낯선 외국 선수들과 심한 몸싸움으로 얼굴이 상했어도 화내는 일 없고, 선수 상호 간에도 예절 바른 선수로 평가받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어릴 적부터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21세기를 살면서 구태의연한 윤리 도덕이 그리 중요하냐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어떤 학자는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했고, 또 어떤 이은 주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고까지 했다. 물론 과거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삼강오륜(三綱五倫)과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시대가 있다. 그러나 과거와 오늘의 현실과는 거리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기본예절은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다.
한편 윤리적 법도는 유교에서 비롯된 것인데 유교는 공자가 체계를 정립한 사상으로 삼국시대에 전래 되었으나 그 시대에는 불교가 강세하여 일부 계층에서만 숭상하였고, 조선 시대에는 숭유억불(崇儒抑佛) 정책에 따라 마치 국교처럼 받들어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예법이 정립된 것으로 본다. 조상을 받들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군신 간에 지켜야 할 도리와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질서를 지키는 것이 인간 도리임을 명확히 정립하였다.
윤리를 중시했던 과거와 오늘의 현실을 객관적인 눈으로 냉정하게 볼 때, 사람이 사는 사회라면 어디서든 윤리와 도덕은 무시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이며 도리이다.
요즈음 참으로 다행스러운 것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경로효친사상 고취를 위하여 다양한 형태의 물질적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물질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그것보다 나이 많은 노인들을 어르신으로 존경하는 사회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어르신들은 우리 고유의 전통과 풍습을 지키려는 생각에 젊은 세대에 비하여 진취성이 떨어지고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 그렇다고 어르신들을 얕잡아 꼰대, 늙은이, 노인네, 등으로 호칭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으로 고쳐야 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지혜의 보고(寶庫)로서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이 시대의 자산임을 인정하고 받들어야 할 것이다.
동방 예의지국의 명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하여 어린이는 보듬어 칭찬하고, 웃어른을 받들어 모시는 사회풍토가 조성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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