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생태계의 큰자산 ‘지방의원’ 국회에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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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생태계의 큰자산 ‘지방의원’ 국회에 보내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3.01.0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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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미국은 연방제 중심의 국가인 만큼 전 세계에서 지방자치가 가장 잘 발달된 곳 중의 하나다. 그러다 보니 지방의회에서 시작해 연방정부의 거물급 정치인으로 성장한 정치인이 적지 않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곳이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일리노이주의 주도인 스프링필드다. 스프링필드는 작고 조용한 도시지만 주민들에게는 정치적인 자부심이 가득한 곳이다. 미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 (Abraham Lincoln)과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의 정치적 고향이기 때문이다.

스프링필드에서 링컨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광역의회격인 일리노이주의회에서 4선이나 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도 1996년 스프링필드에서 주의회 상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3선 주의회 상원의원을 지냈다.
오바마는 주의원 시절 복지, 교육, 세금에 집중해 활동했고 2003년에는 ‘범죄자 취조 과정에서 비디오 녹화 필수 법안’을 통과시켜 전국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링컨과 오바마 모두 지역주민 삶을 기반으로 한 주의원 활동이 발판이 돼 연방의회 의원으로 진출했고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미국에서 중앙정치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정치능력을 검증받는 것이 필수 코스 중의 하나다.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중앙정치 무대에서 지방의회 의원들은 찬밥 신세다. 지방의원들에 대한 언론과 사회의 인식도 크지 못하다 보니 능력에 비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당의 공천 과정이나 비례대표 선출에서 법조인과 기업인 출신들을 앞다퉈 영입하다 보니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대사회에서 정치는 고도로 발달 된 전문적인 영역 중 하나가 됐다. 각계각층의 다양하게 분출되는 요구를 대화와 소통을 통해 조정하고 통합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법조인과 기업인들은 훌륭한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긴 하지만 다양한 요구를 하나로 묶어 소통하고 조정하는 역할에는 초보자일 수밖에 없다. 반면 지방의회 의원들은 잘 훈련된 정치인들이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다양한 지역주민을 만나고, 각기 다른 이해관계들을 조정해 입법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등의 과정을 통해 정치적 능력을 키워 왔다.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국회에 진출한 지방의원 출신 국회의원들은 이미 의정활동에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정당에서도 법조인과 기업인들뿐 아니라 지역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지방의원들에게 눈길을 돌려 국회로 보내야 한다. 지방의회 의원들은 정치생태계에 큰 정치적인 자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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