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역전의 시대, 부동산정책도 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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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전의 시대, 부동산정책도 변화 해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11.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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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제4차 산업혁명시대는 초역전의 시대이다. 
MZ세대가 역량을 발휘하면서 사회의 전반에 초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민이 공무원보다 똑똑한 세상, 학생이 교수보다 똑똑한 세상이 초역전시대이다. 새로운 문명의 주기가 단축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대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혁명 등 주기가 긴 사회에서는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을수록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등 주기가 짧은 시대에는 새로운 문명을 경험한 1세대가 고도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따라서 부동산시장에 대응하는 정책도 구시대적 이론과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론적 경제이론에 의하면 지금은 저금리와 저성장의 시대였다. 그런데 향후 글로벌경제는 저성장과 저물가(디플레이션), 고성장과 저물가, 고성장과 고물가, 저성장과 저물가라는 다양한 방향 중에서 어느 방향으로 진행할지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정부는 이러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한 부동산정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지금 윤석열 정부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시나리오별 부동산대책은 전무하고, 부동산과 관련한 국정철학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물론 윤 대통령의 국정 철학은 ‘국민’을 바탕으로 한 공정과 상식, 법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로 요약할 수 있다. 지금도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국정 운영에 전념하겠다는 대통령 소신엔 변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방향성이 모호한 측면이 있다. 정치는 여러 가지 정책들을 통하여 구현된다. 정치가 신뢰를 받으려면 해당 정책이 어떤 배경과 국정철학에서 나왔는지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현재 부동산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정책이다. 그런데 그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과 매수심리는 하락하고 있고, 글로벌 경제상황은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이제는 부동산시장이 변하고 있다. 구시대적 정책보다는 초역전시대에 대한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MZ세대와 알파세대를 위한 부동산정책의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 경제, 사회, 문화 발전의 원동력은 20대에서 40대까지 MZ세대나 알파세대이다. 이들은 정보화, 민주화, 신자유주의 등 무한경쟁시대를 경험한 세대들이다. 이들은 지금 우리 사회의 중추세력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계층은 MZ세대와 알파세대이다. 이들을 위한 공공영구임대주택 공급, 회사 기숙사 또는 사택제도 활성화 지원 강화, 주거바우처 제도 활성화, 셰어 하우스 확대 등을 통하여 이들 세대가 집에 대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MZ세대 및 알파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부동산정책의 커뮤니케이션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이 세대는 정보화시대의 인재,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들이다. 그런데 민주화 의식이 강한 이 세대는 정의·인권·공정·평등 등에 민감하고, 권위주의에 의한 상명하복은 갑질이라는 인식 때문에 강력히 저항한다. 따라서 부동산정책도 보도자료 중심의 소통보다는 SNS, 메타버스, 유튜브 등을 활용하여야 한다. 이때 정책의 당위성에 대한 기초자료, 빅데이터 자료, 통계자료 등 근거를 제시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그 정책이 정의롭고 공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셋째, MZ세대는 특수한 부동산활동 패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한 정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이들의 부동산활동 특성은 재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도, 부동산투자 방식의 다양화, 부동산투자정보 취득의 다양화 등 세 가지다.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세대의 부동산활동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지 분석하여 대응하는 부동산정책이 필수적이다. 특히, MZ세대의 생활방식, 취향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방안과 부채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
이상과 같은 방향으로 부동산정책을 마련해야만 초역전시대의 갈등을 해소하고 우리나라의 대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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