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관리계획' 사전 심사제 의무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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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관리계획' 사전 심사제 의무화 해야
  • 허성배
  • 승인 2022.11.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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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10월31일은 ‘핼러윈(Halloween)’데이다. 미국 어린이들이 1년 내내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나다. 핼러윈은 미국 축제로 알려져 있지만, 고대 켈트족이 새해(11월 1일)에 치르는 사윈(Samhain) 축제에서 유래됐다.
켈트족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 되면 사후 세계와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죽은 혼령이 돌아다닌다고 여겼다. 이에 음식을 마련해 죽음의 신에게 제의를 올려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았다. 이때 악령들이 해를 끼칠까 두려워한 사람들이 자신을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이 핼러윈 분장의 원형이 됐다.

핼러윈의 특징은 사탕과 의상이다. 유령이나 괴물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이 집집마다 초인종을 누르고 다니며 “간식을 주지 않으면 장난칠 거야(trick or treat)”라고 외치는 모습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본 풍경이다. 어른들도 드라큘라나 프랑켄슈타인, 미라 등의 특이한 의상을 차려입고 파티를 한다. 호박에 구멍을 파고 등불을 넣은 ‘잭오랜턴’과 해골 인형을 마당에 세워두는 등 동네에서 가장 무서운 집을 꾸미려 경쟁도 한다.
핼러윈은 한국과는 상관없는 날이지만 미국문화가 세계로 전파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상업주의와 결탁해 축제로 자리잡아 가면서 놀이공원·쇼핑몰은 물론 유치원에서도 파티를 연다. 핼러윈은 제2의 크리스마스가 됐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할 수도 있겠지만, 해외 직구를 통해 아이가 원하는 코스튬(옷)과 소품을 구매하느라 ‘핼러윈 스트레스’를 받는다.
20대 젊은층의 핼러윈 파티는 요란하다. 이태원이나 홍대 등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번화가의 클럽이나 카페를 중심으로 핼러윈 파티가 열리면서 젊은층에게 빼놓을 수 없는 기념일이 됐다. 얄팍한 상술과 결합한 변종 외래문화가 자극적인 한국식 핼러윈 문화로 자리잡은 것은 씁쓸하다. 
올해는 3년 가까이 이어져 온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젊은층을 거리로 이끌었다.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에서 벌어진 대규모 압사 사태는 너무 끔찍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대규모 군중집회 ‘군중관리계획’ 사전 심사를 의무화 해야 한다.
불의의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신 영령들에 대하여 애통한 심정으로 명복을 빌며 그의 유가족에게도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 그리고 수많은 부상자에게도 쾌유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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