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망설이면 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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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망설이면 늦습니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10.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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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섭 소방령
전주덕진소방서 방호구조과장

 

심정지는 예고 없이 불시에 찾아온다. 누군가 심장질환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면, 지체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여야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심장질환이 발생하고 1분 이내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면 생존율은 95% 가까이 되지만, 심정지 골든타임인 4분을 경과하기 시작하면 생존율은 점차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119로 신고가 이루어지고 구급대원이 출동해 현장에 도착하기까지는 어림잡아도 5분 이상이 소요되고 만다. 이런 이유로 심정지 환자를 소생케 하는 데는 무엇보다 최초 목격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해지게 된다.

하지만 일반인인 최초 목격자가 망설임 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기에는 마음에 큰 위구심이 일기 마련이다. 내가 실시한 심폐소생술이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지 하는 우려와 혹은 나의 소생술을 이유로 법적 책임이 지워지지는 않을지 하는 우려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선의의 구호 행위를 보호하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 법’을 도입하고 있다. 바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제5조의2 ‘선의의 응급의료에 대한 면책’ 조항이 그것이다. 이 조항으로 인해 재산상 손해와 사상에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라면, 즉, 선의로 구호 조치를 했을 경우라면, 민사책임과 상해에 대한 형사책임을 지지 않고, 사망에 대한 형사책임은 감면되니 자신있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되겠다.
또한, 나의 심폐소생술이 환자의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역시 기우이다. 심정지 환자는 말 그대로 심장이 정지한 환자이다. 최우선으로 필요한 처치가 정지된 심장의 역할을 뛰게 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부가적으로 발생한 외상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기 때문에 다른 기우로 심폐소생술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제는 올바른 심폐소생술을 위해 정확한 심폐소생술 요령을 익혀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먼저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를 발견한다면 쓰러진 환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보고 환자의 움직임 등 반응을 확인한다. 만약 의식이 없다고 판단되면 즉시 119에 신고한 후 119 상황실 대원의 안내에 따라 가슴 압박을 시작한다. 상황실 대원이 음성과 영상으로 심폐소생술 방법을 아주 상세히 안내해 주니 별도의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전화를 끊지 않고 통화하면 심폐소생술을 계속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은 무엇보다도 가슴 압박이 가장 중요하다. 가슴 압박은 가슴 중앙, 명치 부분에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위를 깍지 낀 두 손의 손바닥 아래 좁은 부분을 대고, 양팔을 쭉 편 상태에서 체중을 실어 환자의 몸과 팔이 수직이 되도록 해 압박한다. 이때 압박 속도는 성인을 기준으로 1분당 100~120회, 압박 강도는 가슴이 5~6㎝ 가량 눌릴 정도로 압박하면 된다.
통계청이 심정지 발생 장소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39.3%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소중한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에 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배워 내 가족을 살리고, 내 가족이 배워 나를 살리는 심폐소생술, 정확히 익혀 망설이지 말고 자신있게 실시해 소중한 생명을 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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