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꽃 형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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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꽃 형사팀장
  • 허성배
  • 승인 2022.10.2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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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1970년과 1980년대를 살아온 국민들에게는 아주 친숙한 소리가 있다.
바로 드라마 ‘수사반장’이다. 수사반장은 시청률 70%를 기록하며 19년 동안 장수했던 드라마이기 전에, 그 시대 ‘삶’의 모습을 기록한 작품이었다. 코흘리개부터 할아버지·할머니들까지 시선을 TV에 고정시켰었다.

소재빈곤 등을 이유로 1989년 종영됐지만 아직까지 이를 능가하는 수사드라마가 나오지 않고 있다. 명맥의 바톤은 이후 장르는 다르지만, ‘경찰청 사람들’이 이어오면서 경찰을 꿈꾸는 지망생들의 입직 동기부여 1순위가 되기도 했다.
직접 뛰어다니고 캐묻고, 때로는 기약 없는 잠복을 서슴지 않았던 ‘형사’들은 고된 가운데서도 ‘경찰의 꽃’이라는 평가를 얻으며 그공로를 안팎에서 인정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형사직은 기피부서가됐다. 수사도 마찬가지다.
최근 일선 경찰관들은 입을 모아 “형사자원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가 않다“고 토로한다.
실제 전북 전주 완산경찰서의 경우 현재 형사팀은 6개로 전체인원(강력계 포함)은 30명이라고 한다,
각 형사팀장들은 개인 인맥을 총동원해 신규 형사 인재 모시기에 힘을 기울리고 있다고한다. 그러나 젊은 경찰관들은 팀장들의 ‘구애’가 반갑지 않다.
근무수당이 월 30~40만 원이 더 많기는 하지만, 형사 보다는 비번 근무 시 공부 등 여가 시간도 더 많아 승진에도 유리한 파출소가 인기를 얻고 있다.
‘형사 기피 현상’은 도미노처럼 타부서의 인력난에도 영향을 미쳤다. 타부서 인원 역시 감축된 것. 일선 경찰관들은 “이번 정부 들어 전체 공무원은 예전에 비해 더 많이 뽑는데 경찰직은 오히려 각 부서 직원들은 줄고 있다”며 “늘어난 신입 인원들이 새로 만들어지는 신규부서로 대거 옮겨간 것도 원인이다”라고 중론을 모은다.
예전과는 달리, 특진 사례가 사라져 가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형사사건 처리를 통해 1계급 특진 등의 경우가 손가락을 꼽을 정도로 귀해졌기 때문이다. 형사직의 감소와 우수 자원들의 부서 기피 현상은 대시민 치안에도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자연스레 나온다.
생활범죄에서부터 강력사건까지 실질적으로 치안도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형사’들의 활약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한 경찰관은 “퇴직한 고참 형사들의 명맥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아직까지 형사로서 남아 있다”며 “전통과 정신만을 강조하기에는 젊고 유능한 자원들이 형사직을 선택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설명한다.
경찰청 단위에서 이제 형사직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개선해 자원해서 형사를 선택할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경찰의 꽃은 피어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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