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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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41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10.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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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살아났다. 10월 1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D조 4차전 프랑크푸르트와의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 2 역전승을 일궈낸 것이다. 손흥민의 이번 시즌 4~5호골이다. 이 승리로 승점 7점이 된 토트넘은 D조 1위로 올라섰다.
프랑크푸르트가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 20분 손흥민은 해리 케인이 중원에서 찔러준 패스를 받아 상대 골망을 갈랐다. 전반 36분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프랑크푸르트 박스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올린 공을 손흥민이 받아 환상적인 왼발 발리슈팅을 날려 또다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토트넘의 3대 2 승리에 일등공신이 된 손흥민이라 할만하다. 

보도를 종합해보면 먼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공식 SNS는 이날 손흥민의 활약에 대해 ‘손흥민의 밤’이라는 말로 압축해 찬사를 보냈다.무엇보다도 이날 거침없이 쏘아올린 두 골은 “시즌 초반의 골 가뭄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은 물론 지난 시즌 득점왕의 자신감과 폼을 되찾은 것으로 평가됐다”는 게 값진 의미라 할 수 있다.
비록 10월 16일 오전 1시 30분 열린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에버턴전에선 침묵했지만, UEFA 공식 MOM(최우수선수상), 챔피언스리그 ‘이주의 선수’·‘이주의 골’(왼발 발리슈팅으로 넣은 두 번째 골) 선정에 이어 토트넘에서 유일하게 ‘이주의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린 손흥민의 활약은 현지 언론들의 호평을 쏟아지게 하기도 했다. 
가령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홈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손흥민의 두 번째 발리골은 환상적이었으며 케빈 트랍의 선방이 없었다면 해트트릭도 가능했다. 자신감 있는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의 퇴장까지 유도 했다”며 최고 평점인 9점을 선사했다.
이브닝스탠다드는 “손흥민은 그가 가장 잘할 때의 폼으로 돌아왔다. 케인과의 호흡으로 한 골, 멋진 발리로 또 한 골을 터뜨렸다”며 역시 9점으로 최고 평점을 줬다. 유럽 축구를 전반적으로 다루는 매체 ‘유로 스포츠’는 “비록 해트트릭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토트넘 승리에 환상적으로 기여했다. 전 세계에 손흥민보다 잘하는 선수는 몇 명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반 20분 케인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의 골은 두 선수 통산 50번째 합작골이란 역사를 새로 썼다. 케인이 손흥민의 24골을, 손흥민은 케인의 26골을 도왔다. 축구 통계를 다루는 옵타 조에 따르면 손흥민과 케인은 EPL 통산 43골, 챔피언스리그 2골, FA컵 2골, 유로파리그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유로파리그 예선에서 각 1골씩을 합작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통산 50골을 합작한 케인에 대해 “우리는 서로를 정말 잘 이해한다. 나는 그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고, 그 역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안다. 이 관계는 열심히 훈련하고 노력해 나온 것이고 그것에 대한 보상이다. 앞으로도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나와 케인 사이에는 어떠한 비밀도 없다”며 ‘찰떡 호흡’ 비결을 자랑하기도 했다.
한편 토트넘은 20일부터 10월에만 4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2022년 11월 20일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 전까지 그야말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하지만, 손흥민은 담담했다. 오히려 웃었다. 영국 ‘더 선’ 보도를 전한 노컷뉴스(2022.10.11.)에 따르면 토트넘 에이스 손흥민이 빡빡한 일정에 불평하는 스타들에게 ‘우리는 꿈속에 살고 있다’면서 일침을 가했다.
손흥민은 “솔직히 힘든 일정이다. 원정 경기를 떠나는 여정이 분명 쉽지는 않다”면서도 “하지만 축구 선수의 운명이다.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삶이기도 하다. 불평해서는 안 된다. 어릴 때 꿈을 묻는다면 대부분 ‘프리미어리그 선수’였을 것이다. 우리는 꿈속에 살고 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순간들”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흥민의 일정은 다른 선수들보다 더 빡빡하다. A매치 데이에는 동료들보다 더 긴 비행을 견뎌야 한다. 실제로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연구 결과, 손흥민은 2018-2019시즌부터 3시즌 동안 300시간 이상 비행했고, 비행거리도 22만km를 훌쩍 넘었다. 반면 팀 동료 해리 케인의 비행시간은 123시간, 비행거리는 13만km였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도 토트넘과 국가대표를 오가며 55경기를 소화했다.  손흥민이 ‘혹사의 아이콘이라고 한 중앙일보(2022.10.11.)를 보면 그는 2019년 세계 톱클래스 축구 선수 중에서 지난 시즌 가장 많이 혹사당한 선수로 뽑혔다. 비교 대상 16명 중 출전 경기와 이동 거리 모두에서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16명 중에서 출전 경기와 이동 거리, 두 항목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2017~18시즌 토트넘 53경기, 대표팀 25경기 등 총 78경기에 출전했고, 11만 600㎞를 이동했다. 한 바퀴 4만 2000여㎞인 지구 둘레를 세 바퀴 가까이 돈 셈이다. 그런데도 손흥민은 “분명 지치는 순간도 있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면서 “하지만 축구 선수로서 숙명이다. 축구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힘든 일정도 즐겨야 한다. 분명한 것은 축구를 즐길수록 행복이 커진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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