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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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지지율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9.0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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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 멈췄다’(한국일보, 2022.8.13.)는 제목이 번쩍 눈에 띈다. 기사를 읽어보니 8월 1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관련해 ‘긍정평가’가 25%로 전주(24%) 대비 1%포인트 상승한 걸 두고 제목을 그렇게 뽑은 것임을 알 수 있다.
24%에서 더 내려가지 않은 건 “윤 대통령이 취학연령 하향 논란을 자초한 박순애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경질하며 ‘낮은 자세’를 강조하면서 보수 지지층 추가 이탈을 막은 효과로 풀이”했다. “다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평가’는 66%로 하락하지 않았다”는 점도 부언(附言)돼 있다.

그러나 전 대통령들과 비교하면 24%까지 기록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는 심상치 않다. 시사저널(2022.8.5.)에 따르면 현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개입 의혹으로 탄핵당하기 직전인 2016년 10월3주차(25%)와 같은 수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임기 중 지지율 최저치는 2021년 4월 5주차 29%였다.
세상에 탄핵된 대통령과 같은 지지율이라니! 이건 진짜 보통 일이 아니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윤 대통령이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니 경악할 지경이다. 미국산 수입 소고기 광우병 논란에 휘말렸던 이 전 대통령은 취임 70일 만에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졌고, 100일 되던 시점엔 10%대까지 추락한 바 있다.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은 대통령 취임 100일도 안된 때 지지율이 20%대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은 8월 17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100일 무렵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노태우 57%, 김영삼 83%, 김대중 62%, 노무현 40%, 이명박 21%, 박근혜 53%, 문재인 78%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선 아래로 무너지면 MB정부보다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 정당의 ‘실세’였던 MB와 달리 ‘정치 초보’인 윤 대통령은 당 장악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의힘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세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당권 투쟁이 법정으로 가는 등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통령 지지율이 45% 이상이면 대통령의 국정 동력이 살아있는 지점이다. 30%대로 긍정 지지율이 내려가면 위태롭게 되고 25% 미만으로 내려가면 국정 동력은 상실되고 마비된다. 낮은 지지율로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순탄하게 추진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지율을 더 끌어올려야 국정운영의 동력을 살리고 대통령선거 후보 당시의 공약을 이행할 정치적 기회가 주어진다”(앞의 시사저널)고 강조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국정을 책임져야 할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이 대한민국 위기의 진원지가 되며, 윤석열 대통령 취임 3개월 만에 대한민국의 국가 시스템마저 흔들리고 있다”며 “‘이게 나라냐?’는 5년 전 외침이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국민께서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하냐”고 비판했다.
여름 휴가후 복귀한 8월 8일 윤 대통령은 출근길 문답에서 “결국 제가 해야 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히 살피고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며 “국민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은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내부총질’ 문자가 유출된 뒤 1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을 강조했다. 그는 “(휴가 기간은) 지난 선거 과정과 인수위, 취임 이후 등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며 “돌이켜보니 부족한 저를 국민께서 불러내 어떤 땐 호된 비판으로, 어떤 땐 응원과 격려로 이 자리까지 오게 해주신 국민께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지율은 별로 유념하지 않는다”는 지난달과 달라진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정 지지도가 20%대에서 맴도는 것을 의식한 자세 낮추기로 보이는데, 그 덕분인지 30%대로 오른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8월 8∼12일 성인 2,515명을 상대로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포인트)에서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30.4%를 기록한 것이다. 부정 평가도 다소 낮아진 63.4%였다.
설사 그렇다 해도 역대 대통령 취임 100일 지지도에서 꼴찌만 겨우 면한 수준임을 확인하게 된다. 아니나다를까 한국갤럽이 9월 2일 발표한 여론조사(8월 30일~9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는 다시 27%였다.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이는 63%로 집계됐는데, 윤 대통령 지지율은 6월 둘째 주 53%를 찍은 이후 7월 4주 조사(28%)에서 30% 아래로 처음 내려간 후 6주째 20%대에 머물고 있다. 아무래도 1987년 직선제 개헌 선거 이후 노태우·이명박·박근혜에 이어 잘못 뽑은 대통령이란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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