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생이 세계적 교육자로 “결국 된다, 포기하지 않으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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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생이 세계적 교육자로 “결국 된다, 포기하지 않으면”(3)
  • 허성배
  • 승인 2022.06.1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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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고위층 인사들이 자식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불법을 저질러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에만 집착해서 그렇다. 사실 서류에만 존재하는 경력은 가짜라는 게 티가 난다. 평소 ‘스탠퍼드대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란 질문을 많이 받는다. 면접관으로 들어가면 학생이 추구하는 리더십과 그가 써낸 스펙이 얼마나 연결성이 있는지 보고 묻는다. 왜 이런 활동을 했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명확히 설명할 수 없다면 (허위 스펙이) 다 탄로가 난다. 결과보다 과정, 앞으로의 계획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녀 교육은 어떻게 했나. 
“딸이 둘인데, 독립적인 아이로 키우려고 노력했다.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가르쳤다. ‘이거 해라, 하지 마라’ 같은 지시는 하지 않았다. 죽을 때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은 삶,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살라고 했다. 맏이는 미 해군 장교고, 둘째는 대학에서 동물학을 공부하고 있다.”
-오지 교육 봉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05년 멕시코에 가서 눈이 뜨였다.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다. 학교도 없고, 선생님도 없고, 아이는 일을 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일해서 40대가 되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는.
“제노사이드(집단 학살)가 있었던 르완다다. 그곳엔 학교도, 책도, 롤모델도 없었다. 그래서 만든 게 ‘천일 스토리(One thousand one story)’였다. 이런 곳에서 신데렐라 이야기가 공감되겠나. 천일 스토리는 개도국 아이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책을 몰랐던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다른 나라 아이들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그는 천일 스토리 이전에도 ‘포켓 스쿨’ ‘스마일(SMILE)’ 등을 개발해 교육봉사 현장에서 사용했다. 포켓 스쿨은 모바일 학습의 일종으로, 손바닥만 한 기기에 언어를 학습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저장해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스마일은 학생들이 언제든지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게 하는 모바일 교육 프로그램. 2016년 유엔 미래교육혁신기술에 선정된 스마일은 현재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 25국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다.
-왜 남의 나라 아이들까지 도와야 하느냐는 사람도 있다.
“나의 작은 도움이 타인의 인생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내 인생의 의미를 찾게 된다. 그 즐거움을 모르고 사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것, 열정이 없는 사람도 있다.
“비행으로 따지면 계기판이 싹 다 꺼져버린 것과 같다. 그럴 때 비행사들은 ‘5C’를 한다. 고도 상승(Climb)·주변 돌기(Circle)·아끼기(Conserve)·소통(Communicate)·고백(Confess)이다. 일단 지금 안주한 이 상황에서 빠져나온 뒤, 끊임없이 움직이며 조언을 구해야 한다. 그 뒤 에너지를 비축하면서, 사람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인생에서 성공적으로 잘 착륙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잘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 생일과 사망일 사이를 무엇으로 채울지는 전적으로 나의 선택이다. 주어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의미 있는 일을 해서 보람을 찾아야 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비행 훈련장에서 만난 이들을 보면, 가난도 신체적 결함도 문제가 아니었다. 아무런 깨달음 없이 오늘 하루를 보냈다? 그럼 인생이 너무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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