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할 수 있는 자유' 물꼬 트니 1000조 투자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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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할 수 있는 자유' 물꼬 트니 1000조 투자 보따리
  • 허성배
  • 승인 2022.05.3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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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삼성·LG·현대차 등 10대 그룹이 향후 4~5년간 1000조 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천문학적인 액수다. 이 중 국내 투자분이 87%에 달한다고 하니 진짜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 10대 그룹은 39만 명에 가까운 신규 채용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기업발 취업 붐을 기대할 만하다.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아니면 말고’ 식으로 투자·채용 계획을 쏟아내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눈초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대기업들이 관행처럼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가 실제론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그렇다고 기업 탓만 할 건 아니다. 투자·채용을 하고 싶어도 반기업·반시장 정책 탓에 포기하는 사례가 많았던 까닭이다.

지난 5년이 그랬다.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를 낮춘 주요국과는 달리 문재인정부는 법인세를 올리는 역주행을 했다. 노동개혁은 외면한 채 노조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기업인을 형사처벌하는 입법도 멈추지 않았다. 오죽하면 대한상의 전 회장이 “이젠 제발 정치가 경제를 좀 놓아주어야 할 때 아니냐”, “절규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탄을 했겠나.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국정철학으로 내세운 윤석열정부는 다를 것이란 재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앞마당에서 열린 중소기업인 대회에 참석한 대통령은 60개 테이블을 일일이 돌며 기업인들과 악수하고 셀카도 찍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말도 건넸다. 이런 소통 행보에 “이제야 기업할 맛, 사업할 맛이 난다”며 흡족해한 기업인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전언이다.
이젠 신발 속 돌멩이를 빼내고, 기업 발목에 채워진 모래주머니를 벗겨주겠다는 약속을 실천으로 옮기면 된다. 이를 위해 안 되는 것만 금지하고 나머지는 다 풀어주는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법인세도 최소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22%)으로 시급히 하향 조정해야 한다. ‘기업할 수 있는 자유’라는 물꼬만 터주면 기업이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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