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땀이 존경받는 세상으로
상태바
정직한 땀이 존경받는 세상으로
  • 허성배
  • 승인 2022.05.19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성배 주필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이날은 노동의 존엄과 가치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미국 노동자들이 1886년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인 것도, 전태일 열사가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것도 시대와 장소만 다를 뿐 모두 노동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가는 역사였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보건, 돌봄, 배달·운송 등 필수업무 종사자의 헌신적 손길이 있었기에 우리 일상은 굳건히 지켜질 수 있었다. 일터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모든 근로자들께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정부는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노동 존중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민의 헌신에 정부의 총력 대응이 더해져 우리나라는 38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빨리 위기 이전의 고용 수준을 회복했다. 양극화 완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노사정의 노력으로 지난해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역대 최저치인 16%를 기록했고, 주52시간 초과 근무자 비율도 2017년의 절반 수준인 6.8%로 줄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우리는 비어 있던 안전망을 꼼꼼히 짚어보고 메꿀 수 있는 지혜를 보여줬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도입을 시작으로 예술인·특고·플랫폼종사자 등으로 고용보험이 확대되며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길을 열었다. 올해 1월부터는 국회에서 어렵게 합의해 마련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됐다. 정부는 현장의 안전관리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법 시행 후 석 달이 지난 지금 정부와 노사가 합심하면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우리 노동시장은 4차 산업혁명 및 디지털·저탄소 전환이라는 커다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산업구조 재편이 본격화되면 일자리와 노동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전환 과정에서 재직자의 역량 강화와 이직·전직자의 원활한 노동시장 이동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고용 서비스와 직업 훈련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 
새로운 고용 형태 확산에 따라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보호를 강화하고 더 나은 일터 조성에 힘쓰는 것도 중요하다. 공정하고 차별 없는 환경을 마련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 조성 역시 우리의 과제다.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많은 산업재해를 줄이려면 현장 노사의 안전에 대한 근본적인 의식 변화와 함께 안전보건 관리체계의 끊임없는 혁신이 요구된다.
새로운 길은 한 사람이 아닌 수많은 사람의 발걸음이 모여 이뤄진다. 빈틈없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노와 사, 정부와 국회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이 제대로 대우받아야 사회 활력도 지속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5월의 첫날, 일하는 모든 사람이 노동의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축제의 날이 되길 바란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