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퇴색해지는 ‘스승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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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퇴색해지는 ‘스승의 날’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5.1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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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갈수록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듯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교원 8431명을 대상으로 한 '스승의 날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공개했다. '다시 태어난다면 교직을 선택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한 응답자는 29.9%에 그쳤다.

이 질문에 긍정 응답률이 30%에 못 미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직무 만족도는 33.6%로 6년 전의 절반 수준까지 내렸고, '사기가 떨어졌다'는 답변은 78.7%에 달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이 조합원 1787명을 상대로교직 만족도를 물었는데, 절반에 육박하는 46.8%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실천교육교사모임도 스승의 날 조사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답한 교사는 4.6%에 불과했다. 
또 교사들은 존중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교총 설문에서 '교권이 잘 보호되고 있느냐'는 물음에 절반 이상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교권 침해의 대표적 유형은 ‘악성 민원’과 ‘악성 괴롭힘’이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학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항의를 하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더욱 다양해졌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교사에게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꾸지람을 들은 학생이 교사의 얼굴과 욕설을 SNS에 게시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교사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일도 흔하다. 예전처럼 체벌을 할 수 없는데도 생활지도를 한 교사가 감내해야 할 어려움은 더 커졌다.
그동안 과도한 행정업무와 도가 지나친 학부모 민원에 대한 어려움으로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 자괴감에 따른 교사들의 극단 선택, 교직 포기 등은 우려할 일로 꼽혔다. 
'스승의 날'을 폐지해야 한다는 요구는 올해도 이어졌다. 바뀐 시대상을 반영해 스승의 날을 교육의 출발점과 진행 과정, 공적 가치를 고민하는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취지다.
실천교사의 설문을 보면,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데에 응답자 80.7%가 긍정 답변했다.
교사들이 스승의 날을 반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시대적, 사회적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다.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 일상이 된 사회에서 교직을 보는 관점이 다양해졌는데도 우리는 여전히 '교사가 곧 스승'이라는 도식에 얽매여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새 정부가 출범했고, 곧 새 교육감을 뽑는 지방선거도 있다. 수많은 공약이 쏟아지겠지만, 정부와 모든 후보가 고민해야 할 것은 교사가 교직을 만족하게 하는 방법이다. 그게 학교 교육의 질을 가장 빠르게 높일 방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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