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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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26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5.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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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지난 번 ‘월드 클래스 손흥민25’(전북연합신문, 2022.4.28.)에서 5월 1일 밤 10시(한국시간. 이하 같음.) 레스터시티와의 경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고 썼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토트넘과 레스터시티 경기에서 손흥민이 두 경기 연속 침묵을 깨고, 멀티골로 상대 골망을 찢을 듯 갈랐기 때문이다.
이는 손흥민의 리그 18ㆍ19호 골이다. 이날 첫 득점으로 시즌 18호 골을 만든 손흥민은 지난 시즌 자신과 36년 전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한국 선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 골’(17골) 기록을 깨기에 이르렀다. 차 전 감독은 1985~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레버쿠젠 소속으로 대기록을 쓴 바 있다.  

4월 10일 32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 리그 17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후 3주, 3경기 만에 두 골의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두 번째 골로 시즌 19골을 작성한 손흥민은 EPL득점 순위 단독 2위로 올라섰다. 1위 살라흐와 다시 3골차로 그 간격을 좁혔다.
경기 뒤 득점왕 욕심이 있는지를 묻는 현지 취재진 질문에 손흥민은 “골든 부트(득점왕)는 늘 나의 꿈이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회가 나면 나는 늘 골을 넣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득점왕은 늘 나의 꿈이다”라고 말한 것. 다만, 손흥민은 “그러나 팀의 승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제조건을 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토트넘은 레스터시티를 3대 0으로 이기며 승점 61이 되어 4위에 올랐지만, 아주 잠시였다. 아스널이 토트넘 경기 2시간 30분 후 열린 웨스트햄전에서 2대 1로 이겨서다. 두 팀 모두 3라운드를 끝낸 현재 아스널은 승점 63으로 61의 토트넘에 2점 앞선 4위를 마크하고 있다. 정말 흥미진진한 4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물론 6위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도 있다. 그런데 맨유의 승점 58은 토트넘과 아스널과 다르게 36경기 결과다. 사실상 4위 경쟁에서 밀리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호날두가 18골 득점 3위로 손흥민보다 아래에 있는 게 흥미를 더해줄 뿐이다.
그나저나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왼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망을 가른 19호골은 그야말로 예술이라 말해도 손색이 없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의 곡선을 그린 슈팅인데, 손흥민은 스스로도 “그렇게 아름다운 골을 넣어 정말 행복하다. 슈팅을 때리는 순간 공이 날아가는 궤적을 봤고, 득점으로 연결돼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손흥민은 전반 22분에는 오른쪽에서 찬 코너킥으로 케인의 헤더 선제골을 도왔다. 이로써 손흥민-케인 듀오는 EPL 통산 최다 합작 골 기록을 41골로 늘렸다. 또 다른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손흥민이다.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면 그 자체가 역사가 되는 월드 클래스 손흥민이 된 것이다.
레스터시티와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작성한 손흥민은 EPL 공격포인트를 19골 7도움으로 늘렸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에서 올린 1골 1도움을 더하면 올 시즌 공식전 20골 8도움을 기록중이다. EPL 사상 첫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도움에 도전하고 있기도 하다.
2골-1도움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경기 최우수선수인 ‘킹 오브 더 매치(King Of The Match)’에 또 선정됐다. 벌써 12번째 경기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손흥민은 1만 6,584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73.2%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손흥민의 킹 오브 더 매치 횟수는 13차례 선정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에 이어 전체 2위다.
한편 팀 동료 라이언 세세뇽이 ‘과소 평가받고 있는 손흥민’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세세뇽은 5월 3일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100%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최근 6~7년 동안 최고 수준의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이 기록한 골과 도움 등의 수치는 그가 세계 최고의 선수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런 손흥민이 기량에 비해 과소평가받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손흥민은 최고의 선수지만 과소평가되고 있다. 손흥민이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분석했다. 세세뇽은 손흥민에 대해 “절대 거만하지 않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그래서 과소평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세세뇽은 “손흥민과 케인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라면서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선수들”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얼마 전 골키퍼인 ‘토트넘 캡틴’ 위고 요리스가 한 말이 생각난다. 요리스는 손흥민에 대해 “굉장히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 선수 모두는 그런 수준에 부합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장하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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