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 가족의 소중함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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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가족의 소중함 깨닫자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5.0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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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회장

 

신록이 눈부신 5월이다. 산과 들에는 달콤한 아카시아 향이 가득하다. 바람은 고소하고 들판의 보리도 허리통이 제법 살이 올랐다. 각종 꽃들은 그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흔히 5월을 ‘신록의 계절’, ‘계절의 여왕’이라 부른다. 왜 ‘신록 예찬’이 나왔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인지 지금 산으로 가보면 안다. 정말 초록색 카펫을 깔아놓은 듯 눈이 부셔 한동안 그 모습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냥 ‘와!’ 하는 감탄사와 함께 ‘아름답다’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사람들은 누구든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이 무엇인지는 개인마다 다를 뿐 아니라 동서양의 행복관도 다르고 미래사회의 행복론도 다르기에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다. 다만 필자가 생각하는 행복학은 ‘건강, 재물, 사랑’이라고 본다.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가 부실하면 행복의 문은 좁아진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행복의 조건을 조성하는 두드러진 경향은 돈, 명예, 권력으로 굳어져 있다. 이를 부인할 수는 없지만 깊이 생각해보면 이는 가짜 행복에 불과하다. 착한 사람, 선을 행하는 사람, 덕망을 쌓는 사람, 정의로운 사람이 진짜 행복한 사람이다.
사회를 구성하는 최고의 단위는 국가이며, 최소의 단위는 가정이다. 가정, 사회, 국가는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개인은 사회를 떠나 살 수 없고 사회는 개인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가정이 모여서 사회를 이루고 나아가 국가의 존립 구성 요소가 되는 것처럼 가정은 곧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문화의 급격한 변화로 출산율은 해마다 감소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이른바 노인 4고(苦), 빈곤·질병·고독·무위 등 노인들은 4대 고통을 당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노인의 연령 기준이 65세지만 평균 수명이 빠르게 높아져 70대도 노인으로 취급받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지금 나이 드신 분들은 본인들이 이렇게 오래 살 것이라 예상치 못했다. 그래서 노년에 어떻게 살 것인가 계획도 짜지 못했다. 이젠 인생의 어느 시기든 새로 계획을 짜고, 기존 계획을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새로운 ‘노인문제’의 개념이다. 이전엔 어릴 땐 공부하고, 성인이 되어 일하며, 노년엔 여가를 누렸다면, 이젠 인생의 어느 단계든 공부, 일, 여가가 맞물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뒷받침하는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젊은 부부가 아이를 출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녀는 가정의 희망이며 미래사회의 주역이다. 결혼을 거부하는 젊은이들도 많지만, 결혼하고도 출산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으니 아주 심각한 문제다. 올해 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6만500명으로, 전년도(27만2300명)보다 4.3% 감소했다. 합계출산율 0.81명으로 모두 전례 없는 수준으로 내려갔다. 20년 전인 2001년(55만9934명)과 비교하면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재앙’이 현실화 됐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충격인 것은 작년 한 해 합계출산율 0.81명이면 한 가정에 한 명의 자녀를 낳지 않는다는 셈이다. 그러니 초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면 국가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기업의 생산인구가 대폭 줄어 인력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그리고 초중고학교가 점점 폐교되고 더 나아가 지방대학은 생존의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가정이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가족 해체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흔들리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가정 폭력이 늘고 아동학대나 노인학대 등의 문제도 심각하다. 친부가 친딸을 성폭행하고 의붓아버지에 의한 폭력 살인이 빚어지기도 한다.
모든 행복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5월은 가정의 달과 함께 여러 행사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한 달 내내 가족과 함께하는 날이 많은 달이라 이달을 소중히 여긴다.
“가정은 행복의 보금자리”라는 말은 당연한 상식이다. 사람이 사회적으로 살아가는 근본이 되는 바탕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그 꿈이 또한 ‘행복’이라는 본질적 요구이기에 그렇다. 가정이 해체되면 그 가정은 불행하고 가정이 불행하면 국가도 불행하다. 가정의 회복과 건강성에 사회 정책의 무게중심이 두어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은 국가의 기초다. 어떤 이유에서도 지켜내야 할 공동체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새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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