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 손흥민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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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클래스 손흥민25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4.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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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진(방송·영화·문학평론가)

 

월드 클래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은 4월 24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이하 같음.)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브렌트포드와의 경기에서 0대 0으로 비겼다. 4월 10일 32라운드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손흥민이지만, 이날은 좀 달랐다. 4월 16일 밤 8시 30분 열린 33라운드 브라이튼전에선 0대 1로 패하기까지 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EPL 순위 5위(승점 58)로 내려앉았다. 4월 23일 치러진 리그 34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대 1로 꺾은 아스널에게 4위(승점 60) 자리를 내주었다. 5경기가 남은 현재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걸린 4위 자리를 두고 맞붙은 두 팀의 순위가 그야말로 예측불허 요동치는 중이라 할까.

사실 아스널과 토트넘은 영국에서도 가장 치열한 앙숙 팀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의 승리만큼이나 상대의 몰락을 바라며 100년 넘게 경쟁해왔다. 한겨레(2022.4.24.)에 따르면 ‘성 토터링엄의 날’은 그 부산물로, 아스널이 토트넘보다 높은 리그 순위를 확정짓는 날을 기리는 아스널 팬들의 명절이다. 2002년께 한 아스널 팬이 개념을 정립하며 시작됐단다.
토트넘(tottenham)에 ‘위태롭다’는 뜻의 형용사 ‘토터링(tottering)’을 결합한 조어로 오랫동안 성 토터링엄의 날은 아스널 팬덤의 연례 행사였다. 아스널은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1995∼96시즌부터 무려 21시즌 동안 토트넘보다 리그 순위가 높았다. 3∼5월 어느 날 결정되는지 차이가 있을 뿐 아스널 팬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다.
2015∼16시즌에는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강등이 확정된 뉴캐슬을 만난 토트넘이 충격패를 당하면서 2위 자리를 아스널에 내주고 스스로 성 토터링엄의 날을 완성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스널 팬들은 성 토터링엄의 날에 이렇게 노래한단다. “또 이렇게 됐네, 또 이렇게 됐어, 토트넘아.”
그러나 바로 다음 시즌 손흥민과 해리 케인ㆍ크리스티안 에릭센ㆍ델레 알리의 공격 편대 ‘DESK’ 조합을 앞세운 토트넘은 리그 2위로 도약했다. 5위 아스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아스널 팬들의 조롱을 여지없이 깨버렸다. 이후 지금까지 성 토터링엄의 날은 없었다. 지난 5시즌 간 토트넘은 아스널보다 높은 순위를 사수하며 굴욕의 날이 돌아오는 걸 막아 왔다.
토트넘이 “또 이렇게 됐네”가 되지 않을 최대 분수령은 오는 5월 13일 벌어질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다. “북런던 더비 최다 득점자 해리 케인(11골), 최근 아스널전 4경기 3골의 손흥민이 있는 데다 2015년 이후 안방에서 아스널에 진 적이 없는 토트넘으로서는 희망을 걸어볼 법하다.”(앞의 한겨레)는 전망이 그럴 듯하게 다가온다.
아무튼 손흥민이 두 경기 연속 침묵하면서 개인 통산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도 미뤄지게 됐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리그 17골로 한 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새로 작성했다. 17골 고지에 도달한 지 딱 1년 만에 이제 18골에 도전하는 손흥민이다. 아직 5경기가 남아 있어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바야흐로 단일 시즌 리그 18골 고지를 이제 눈앞에 두고 있다.
인터풋볼(2022.4.23.)에 따르면 1992-93시즌 EPL이 출범한 뒤로 토트넘 선수 중 단일 시즌 리그 18골 고지에 오른 선수는 역사상 단 5명밖에 없다. 테디 셰링엄ㆍ위르겐 클린스만ㆍ가레스 베일ㆍ델레 알리ㆍ해리 케인 5명이 그들이다. 케인만 6번이나 18골 고지에 올랐을 뿐 나머지 선수들도 전부 1번밖에 달성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두 경기 연속 침묵하면서 달라진 건 또 있다. 살라흐의 득점이다. EPL 득점 1위 살라흐는 2골을 추가해 22골을 기록중이다. 득점왕 경쟁자인 살라흐와 5골로 그 차가 벌어진 것인데, 손흥민이 남은 5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애스턴 빌라전때처럼 맹활약한다면 해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5월 1일 밤 10시 레스터와의 경기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한편 EPL 중계권사인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4월 23일 EPL 파워랭킹 중간 순위를 선정ㆍ발표했다. EPL 파워랭킹은 최근 5경기를 평가 대상으로 한다. 득점ㆍ도움ㆍ태클 등 35개의 세부 항목으로 점수를 환산해 선수들의 순위를 매긴다. 그 파워랭킹에서 손흥민이 9,118점을 받아 전체 381명의 프리미어리거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올랐다.
앞선 글에서 이미 말한 바 있듯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 29경기에 출전, 17골 6도움을 올리며 월드 클래스 면모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직전 경기인 33라운드 브라이튼전과 EPL 파워랭킹 발표 직후 열린 브렌트포드전에선 침묵했지만, 30라운드부터 32라운드까지 3경기에서 6골 1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뉴스1(2022.4.23.) 보도에 따르면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시즌 EPL 득점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손흥민은 여전히 좋은 페이스다. 팀이 브라이튼을 상대로 0-1로 패했음에도 차트 선두에 올랐다”고 소개했다. 또 한 명의 프리미어리거, 최근 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울버햄튼의 황희찬은 764점을 획득, 254위다. 다시 힘내라, 손흥민과 황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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