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문제점 지적한 한수원, 만시지탄이지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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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문제점 지적한 한수원, 만시지탄이지만 옳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2.01.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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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배 주필

한국수력원자력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을 사실상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의 자료를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했다. 
대통령이 “원전이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며 근거로 제시한 6대 주장이 모두 틀렸다는 것이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6대 주장에 대한 한수원 입장을 물었더니 그렇게 답했다고 한다. 한수원은 “탈원전 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건지 몰랐고 일반 국민에게 하듯이 답했다”고 해명하기는 했다. 그러나 국민에게는 원전이 안전하다고 강조하면서 대통령에게는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비정상이다. 현 정부가 지난 5년간 권력으로 한수원 입을 봉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문 대통령의 탈원전 선언은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나왔다. 당시 그는 한국이 값싼 발전단가를 최우선해 원전을 가동했으며, 국민 안전은 후순위가 됐다고 했다. 원전은 지속가능한 환경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했고,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했다. 원전은 지진에 안전하지 않으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그 증거라고 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이들 6가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원전 운영의 최우선 핵심 가치는 안전이라고 했다. 40년간 단 한 차례 사고도 없었다는 게 그 증거라는 것이다. 2050 탄소중립에 원전 역할이 중요하며 방사능물질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했다. 원전은 규모 6.5~7.0의 지진도 버틸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후쿠시마 원전과는 설계가 근본적으로 달라 중대사고 대처 능력이 우월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집권 초기 수차례 ‘영혼 있는 공직자’가 되라고 했다. 양심껏 일하고 발언하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원전이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는 한수원의 양심은 무시당했다. 지난해 10월에야 비로소 정재훈 사장이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힘겹게 고백했을 정도다. 그새 정부는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하고 신한울 3·4호기 공사를 중단하며 탈원전 폭주를 계속했다. 한수원이 이제야 제 목소리를 내는 건 ‘만시지탄’이기는 하다. 그러나 그 내용은 전적으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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