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악취주범 가로수 취급 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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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악취주범 가로수 취급 부당하다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9.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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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 시군구에는 흔히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권장했고 많은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그간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왔건만 가을철 악취주범이라며 ‘서자’ 취급을 받고 있다.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한평생을 살아가게 된다. 동·식물이 살아남지 못하면 결국 인간도 존재하지 못하고 멸종되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은행나무처럼 시민을 보호하고 인간을 위해 헌신하는 나무도 없다. 은행은 지름 약 2cm이다.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로서 10월에 암그루에 달린 열매가 황색으로 익는다. 열매 바깥쪽의 외과피(外果皮)는 다육성으로 악취가 난다. 외과피의 안쪽에 2개의 모서리가 있는 흰색의 단단한 중과피를 가진 달걀 모양 원형의 종자가 있다. 이것을 은행 또는 백자(白子)라 한다. 중과피 안쪽에 갈색피막의 내종피가 있고 이 속에 청록색의 배젖이 있는데 인(仁)이라고 한다.
은행을 볶아서 그냥 먹거나 술안주로 하고 신선로 등 여러 음식에 고명으로 이용한다. 한방에서는 백과(白果)라 하여 진해·거담 등의 효능이 있어 해수·천식·유정(遺精)·소변의 백탁(白濁)·잦은 소변 등에 처방하며 자양제로도 복용하는데 은행나무에는 벌레가 절대 공생할 수 없을 정도로 자체적인 방어능력을 지니고 있다. 만약 가로수에 벌레가 창궐한다면 각종 병해충에 노출돼 이를 방제 또는 예방하기 위해 각종 살충제를 비롯해 약품을 대량 살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양의 해로운 약품이 시민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은행의 냄새역시 인간에 가장 건강한 냄새임을 확인 할 수 있다.
아울러 은행잎은 따로 모아서 망에 담아 하수구에 묶어 담가놓을 경우 모기유충이 기생하지 못해 건강한 여름을 넘길 것이다.
이처럼 시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헌신하는 은행나무를 마치 ‘가을철 악취주범’이라며 열매를 조기에 수확하기 위해 중장비를 동원 마구 흔들어대는 어리석은 행동은 과연 옳은 행정인지 묻고 싶다.
은행나무도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이 있다. 특히 가을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샛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추억을 생각하는 낭만도 있을 것이다. 
자연적으로 떨어져야 하는 은행잎을 강제로 앙상한 가지로 떨어트려 만드는 게 과연 시민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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