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율 인상으로 건강보험보장성 더욱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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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료율 인상으로 건강보험보장성 더욱 강화해야
  • 전북연합신문
  • 승인 2021.09.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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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열 금암노인복지관장

“또 올랐네, 에휴! 건보료는 해년마다 왜 이렇게 올라? 월급은 그대로인데 웬 놈의 세금만 이렇게 올려!”
‘건강보험료율 인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게 되면 볼 수 있는 댓글창의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장시간 논의 끝에 2022년 건강보험료율을 결정했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6.68%에서 6.99%, 지역가입자의 경우 부과점수 당 금액이 201.5원에서 205.3원, 전체적으로 2021년 건강보험료율의 1.89%를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사실 건강보험료율 인상에 대한 누리꾼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어쩌면 당연하다. 단순히 임금상승률의 기준치로 삼을 수 있는 2022년 공무원 봉급 인상률인 1.4%라는 수치를 기준으로 봤을 때 수입의 인상률보다 과세 인상률의 폭이 훨씬 더 크다면 누구나 보일 수 있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출범 당시 ‘문재인 케어’라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의료비 부담이 큰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한 급여 확대, 노인 임플란트나 중증 치매에 대한 본인 부담률 감소, 장애인 보장구 지원 확대 등 취약계층의 본인부담을 대폭 완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저출생 상황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난임 시술의 급여화도 실시하고 있다.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을 시행한 결과,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약 3700만명의 국민은 9조 2000억 원이라는 의료비 경감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어쩌면 ‘건강보험료율 인상’이라는 키워드를 단편적으로 바라본다면 물가와 임금상승률이 반영되지 않은 과한 과세 상승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정부가 보장성 강화 정책을 발표할 당시의 보장성 정책에 대한 국민의 긍정적 응답 비율은 39.7%에 지나지 않았지만 2020년의 긍정적 응답비율은 94%로 대폭 상승했다. 보장성 강화에 따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건강보험의 중요성의 크기가 커졌다는 의미이다. 기존 의료서비스보다 더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보다 적은 본인 부담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여 내놓은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응답과 건강보험료 인상을 별개로 두어서는 안 된다. 이번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현 정부 이래로 가장 낮은 인상율이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감염병이 발발하고 모든 국민이 감염병 예방과 치료의 범주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검사비용과 치료비용의 80%를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했다. 또한 2021년 9월 현재 대한민국의 백신 1차 접종률은 61%를 넘어섰다. 본래 국가예방접종사업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그 사업의 예산을 전액 부담하게 되어있지만 국가적 재난상황임을 고려하여 백신 접종 역시 한시적으로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하고 있다. 사실 정부가 내건 ‘문재인 케어’를 통하여 국민들에게 제공된 질 높은 의료 서비스와 건강보험공단이 재난적인 감염병 사태의 전반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것에 비하면 이번 건강보험료율 인상은 보험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낮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5대 암 예방을 비롯한 중증 질환을 대비하려는 사적 보험에 대한 월 보험료 납입은 당연하고 사회보장보험인 건강보험료 인상은 과하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월평균 인상금액인 2~3000원에 비해 받을 수 있는 의료 서비스는 배 이상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이런 시기에 더욱더 정부는 건강보험인상에 따른 건강보험보장성강화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잘 설명하고, 더욱더 많은 보장성강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인상과 보장성강화라는 두 가지 사안은 논쟁적이고 힘든 일이다. 힘든 일은 진정성으로 극복해야 한다. 우리는 충분히 했는데, 못 알아준다는 아쉬움과 섭섭함이 얼마든지 들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국민들이 삶속에서 실질적으로 받아들일 때 까지 보장성강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과 보험료율인상의 과정을 진지하게 잘 설명해야 한다. 아직도 우리는 가야할 길이 많다. 민간시장에 맡겨둔 장기요양 사업의 변화, 간병서비스 지원 강화 등이 건강보험보장성강화와 함께 진지하게 고민되어야 한다. 당장 눈앞에 놓인 상황을 근시안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미래를 함께, 살아갈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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